11일 홍 시장은 MBC‘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대통령께서는 여야 영수회담 안 한다고 야당 진영에서 난리를 치고 있는데 이게 경우가 좀 틀리다. 영수회담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만나면 범죄 딜 한다고 할 건데 그러니까 만날 수가 없다”며 “만나고 난 다음 대화 내용 공개해도 그게 다 믿어지나? 안 그렇다”며 대통령이 사법 절차를 관장하고 있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야권에서 주장하는 ‘영수회담’은 어렵다고 재차 설명했다.
홍 시장은 “편가르기 패싸움에만 열중하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게 된다. 나도 한때는 그랬지만 이젠 그 편가르기 패싸움에는 끼어들지 않았으면 한다”며 “대통령은 사법절차를 관장하기 때문에 중요범죄로 기소된 야당대표를 만나줄 수 없지만 나라도 찾아온 야당대표에게 덕담해 주고 따뜻하게 맞아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실종된 지금 나라도 정치복원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당을 살려낸 대선후보, 당대표를 두 번이나 지낸 나를 자기를 비판 한다고 한낱 대구시장으로 폄하한 당대표가 옹졸한 사람이 아니고 뭔가”라며 “그런 옹졸한 협량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 수 있겠나”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대통령실을 향해선 “대통령실이 정치력이 부족한 것도 팩트다. 그걸 두고 이제라도 고칠 생각은 않고 아부라도 해서 공천 받을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당운영의 주체가 돼서 앞으로 어떻게 험난한 이 판을 헤쳐 나가겠나”라며 “그런 건 쓴소리가 아니고 바른소리다. 바른소리는 새겨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 시장은 “그래도 보수진영에 제대로 싸우는 사람은 한동훈 장관만 눈에 띈다. 참여연대를 시민단체가 아닌 특정진영 정치단체라고 일갈 하는 걸 보니”라며 “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맛깔나게 잘 싸우는 한 장관의 반만 해도 저리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홍 시장은 대구시청에서 약 30분간 이 대표를 만났다.
홍 시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 정부가, 집권세력들이 정치에 노련한 사람들이 아니다”며 “그러면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현안을 처리하는 게 속도감도 있고 아주 빠르다”고 덕담을 한 뒤 “거의 30여 년 이 당에 있었는데 잘못하고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을 본 일이 없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힘 원로이니 중앙당에도 말씀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자 홍 시장은 “이야기는 하는데 당 대표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제가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고 하자 홍 시장은 “당 대표가 옹졸해서 좀 이야기하니까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그러지 않나. 상임고문 해촉된다고 제가 할 말 못 할 사람도 아니다. 아무튼 대구 시정에만 집중하려 한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에 “당 원로라는 사람이 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와 대통령실을 공격하는 그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재선인 이용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으레 야당 대변인의 비판 성명이려니 했는데 우리 당 소속 홍준표 시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니 차마 믿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주고받은 얘기라니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홍 시장과 이 대표가 만난 시점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이다. 덕담을 못 할망정 밖에 나가 집안 흉이나 보는 마음이 꼬인 시아버지 같은 모습이어서 참 보기 딱하다. 정치를 잘 하는 홍 시장께서 이 대표에게 이용만 당한 꼴”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