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1분기에 업계의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호텔 부문의 수익이 견조한 가운데 따이궁과의 수수료 협상으로 면세 부문에서 전 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선 것이 주효했다. 호텔신라가 수수료 협상에서 우위에 있음을 숫자로 입증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더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45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으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521억 원으로 31.3%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53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호텔신라의 1분기 성적표는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1분기 실적 전망치와 비교할 때 매출은 28.9% 밑돌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9.1%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면세는 1분기 매출이 60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52억 원으로 98% 늘었다. 영업이익률로 따져보면 올해 1분기는 4.1%로 2021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의 최대 영업이익률이다. 시내·공항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감소, 235% 증가했다. 중국 보따리상 ‘따이궁’에 지급한 알선수수료 비용의 정상화 과정에서 시내 면세점 매출이 줄었으나 수익성은 대폭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과 레저부문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36억 원, 9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288%씩 늘었다. 서울호텔과 스테이, 레저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35%, 58%씩 증가했다. 다만 제주호텔 매출은 24% 감소했다.
호텔신라의 실적에 증권업계는 호평 일색이다. 아울러 올해를 면세 사업 정상화의 원년으로 평가하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국면은 공급자 우위의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강할 것”이라며 “중국인 개별관광객(FIT) 회복이 항공기 운항 편수가 확대된 3월 말을 기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호텔신라가 낙찰받은 인천공항 면세점이 더해져 향후 1위 사업자로 도약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호텔신라는 최근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패션·액세서리·부티크를 취급하는 DF3 구역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간 향수와 화장품만을 판매해온 것에서 전 품목으로 판매 영역이 확대됐다. 운영 기간은 10년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용 부담 완화, 계약 기간 장기화, 사업권역 통합 조정 등 과거보다 유리해진 조건에 기존 1위 사업자였던 호텔롯데의 이탈로 향후 1위 사업자 등극이 유력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