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실질임금이 11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성과급 지급시기 변경에 따른 기저효과다. 임시·일용직과 300인 미만 사업체에선 실질임금 감소가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27일 발표한 ‘3월 사업체노동력조사(2월 근로실태조사)’ 결과에서 2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이 390만1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임금 증가율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임금은 11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8% 올랐다.
실질임금 증가는 성과급 지급시기 변경에 따른 기저효과다. 종사상 지위별로 상용직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14만2000원으로 6.1% 늘었는데, 이 중 특별급여가 55만4000원으로 20.9% 급증했다. 지난해 1월 지급됐던 성과급 지급시기가 2월로 밀려서다. 반면, 임시·일용직의 임금총액은 165만1000원으로 1.9% 느는 데 그쳤다. 사업체 규모별로 300인 이상에선 636만9000원으로 12.2% 급증했지만, 300인 미만에선 339만9000원으로 2.9% 증가에 머물렀다. 명목임금을 기준으로는 모든 종사상 지위, 사업체 규모에서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성과급 효과를 통제한 1~2월 누계 실질임금은 2.7% 줄었다.
실질임금 감소세는 2분기 이후 개선될 전망이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월까지 5%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지속했는데 2월에는 4.8%, 3월에는 4.2%로 나타나서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연간 물가 상승률은 3%대가 전망되기 때문에, 이를 명목임금 증가율이 상회한다면 실질임금 증가율도 작년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도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사업체 종사자는 1914만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3만 명(2.3%)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 증가 폭이 1만4000명 축소됐다. 종사자가 증가한 산업은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저임금 서비스업에 몰렸다. 고용 둔화의 배경은 입직자 증가세 둔화와 이직자 증가세 확대다. 3월 입직자는 3만9000명(3.2%) 느는 데 그쳤지만, 이직자는 7만4000명(7.0%) 급증했다. 특히 상용 300인 이상 사업체에선 입직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입직 중 채용은 110만3000명으로 4.3% 늘었다. 산업별로 숙박·음식점업(36.1%), 운수·창고업(27.8%)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은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에선 각각 0.6%, 18.2% 감소했다. 건설업에서도 3.0% 줄었다. 이직은 전체 산업에서 비자발적 이직이 6.3% 느는 데 그쳤지만, 자발적 이직은 13.5% 늘며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