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세계 최초 탄소국경세 도입 최종 승인 [높아지는 EU 규제 장벽]

입력 2023-04-26 15:02 수정 2023-04-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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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화
실제 관세 부과는 2026년부터
철강, 알루미늄 등 6개 주요 품목 대상
산자부 “대응 협의체 구성해 EU와 협의 지속”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이사회 상임의장 차량에 EU 깃발이 보인다. 파리/AP뉴시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이사회 상임의장 차량에 EU 깃발이 보인다. 파리/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환경규제가 느슨한 국가의 수입품에 사실상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국경세·CBAM)’를 포함한 핵심 기후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의회에서 가결된 법안은 이날 EU 이사회에서도 통과됐다. 이로써 유럽은 수입품에 대해 세계 최초로 탄소세를 부과하게 됐다.

탄소국경세는 2030년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로 줄인다는 EU 계획인 ‘핏 포 55(Fit for 55)’에 따른 것으로, 현재 대상 품목은 철강에 국한되지만 향후 시멘트와 비료, 알루미늄, 전력, 수소 등 총 6개 품목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업들은 법안 시행에 앞서 전환 기간으로 정해진 올해 10월부터 2025년 12월 말까지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후 2026년부터 실제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다만 신흥국을 중심으로 이번 결정에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2015년 파리협정을 비롯한 여러 환경 관련 협약에선 국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책임의 정도가 달라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데, EU의 탄소국경세는 그러한 전후 사정을 살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U가 역내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얄팍한 술수를 썼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스턴대 글로벌개발정책센터의 리시케시 반다리 부국장은 “탄소국경세의 성공 여부는 이 같은 의견 차이가 어떻게 다뤄질지에 달렸다”며 “기후정책과 관련해 국가 간 불신을 부채질하고 의도와 달리 양극화를 심화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탄소국경세 도입이 본격화함에 따라 주요 철강 수출국 중 하나인 한국도 대응 모색에 나섰다. 현재 정부는 ‘범부처 EU CBAM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는 “그간 정부는 산업계와 CBAM 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자협의와 세계무역기구(WTO) 정례회의 등 다자통상 채널을 통해 EU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왔다”며 “앞으로도 EU의 법안 제정 과정에서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EU 측과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EU는 탄소국경세 외에 탄소배출권거래제(ETS) 개편안 등 다른 기후법안들도 승인해 ‘탄소 중립 관련 입법 패키지’ 처리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EU 기업의 배출권 구매를 일부 면제해주는 무료 할당제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되며, 2027년부터는 건물 난방과 운송 연료에 대한 새로운 배출권거래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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