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독자 경영 이후 한화갤러리아가 두 토끼를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소비 세력으로 부상한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는 한편 기존 명품과 럭셔리 부문도 놓치지 않는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초록뱀컴퍼니가 보유한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64-12, 13 부지와 건물을 895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5월 15일이다. 김 본부장의 독자 경영 및 2월 한화솔루션으로부터의 인적분할 이후 단행한 첫 대규모 투자라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한화갤러리아 명품관으로부터 200여 미터 떨어진 곳으로, 아베다 매장이 입점해 있던 건물은 공실이며, 다른 건물에는 청담동 더팰리스73의 VIP라운지가 운영 중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두 건물을 허물고 신축 건물을 올릴 계획이다. MZ세대 유치를 위한 공간 조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매입 초기 단계여서 향후 계획이 변동할 가능성도 있다. 2026년 준공이 목표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관에 이어 갤러리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기존 고객층의 편의 확대와 함께 잠재적 고객층인 MZ세대 유치를 위해 트렌디하고 실험적인 공간 조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 체제 본격화 이후 한화갤러리아는 MZ세대 고객 확보에 초점을 두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6일까지 선보인 ‘다크룸 스튜디오 X 갤러리아’ 단독 상품이 대표적으로, 이때 운영한 팝업스토어는 오픈일부터 약 100여 명의 고객이 ‘오픈런’을 하며 화제가 됐다. 다크룸 스튜디오는 래퍼 ‘사이먼 도미닉’, 디자이너 정용목, 김용진과 타투이스트 겸 모델 한승재가 론칭한 브랜드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밖에 올해 국내 신진 디자이너 팝업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1월 진행했던 ‘떠그클럽’ 팝업은 일평균 매출 1400만 원을 기록하며 해외 명품 브랜드와도 견줄만한 성과를 보였다. 또 2월 진행한 ‘언더마이카’ 팝업도 오픈 전날 오전 10시부터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캠핑족들이 모여드는 등 사흘간 1억4000만 원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한화갤러리아는 기존의 명품 특화 백화점이라는 정체성도 놓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봄·여름 2023 컬렉션 팝업스토어를 국내 단독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또 작년 말 국내 최초로 디올 슈즈 매장을 열었고, 올해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루이비통과 샤넬 슈즈를 오픈한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해선 준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변동 가능성이 있겠으나 MZ세대 관련 사업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기존 색채는 놓치지 않으면서 MZ 관련해 보완하는 그런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최근 대한승마협회 대의원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 자리도 포기하는 등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화갤러리아 주식 5만 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