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주요 단지 집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전국적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집값 내림세에도 슬금슬금 오르더니 어느새 반등을 목전에 두고 있다.
18일 본지가 서울 강남지역 주요 단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일대 주요 단지 최근 실거래가는 직전 최고점 대비 80% 이상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트리지움’ 전용면적 114㎡형은 지난 14일 25억5000만 원에 팔려 지난해 5월 신고가 거래금액 27억4000만 원의 93.1%(1억9000만 원 차이) 수준까지 회복했다. 또 다른 대표 단지인 ‘엘스’ 전용 84㎡형은 5일 21억8500만 원에 손바뀜돼 2021년 최고 거래액 27억 원의 80.9%(5억1500만 원 차이)까지 올랐다.
강동구 대단지에서도 실거래가 회복세가 감지된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형은 지난 4일 16억 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신고가인 19억 원의 84.2%(3억 원 차이) 수준까지 올라섰다. 같은 평형은 지난해 10월 13억8000만 원에 팔리는 등 집값 내림세가 가팔랐지만, 올해 들어 실거래가가 부쩍 올랐다.
강남구에선 무더기 신고가 거래가 쏟아졌다. 우선 강남구에선 압구정동 현대에서 신고가 거래 3건이 잇따라 등록됐다. 신현대 12차 전용 182㎡형은 지난달 18일 60억8000만 원 신고가에 팔렸다. 같은 평형은 보름 전인 지난달 3일 58억 원에 팔려 2021년 기록한 신고가를 갈아치웠는데 이후 보름 만에 2억8000만 원 또 오른 것이다.
또 신현대 11차 전용 183㎡형 역시 지난달 20일 직전 신고가보다 3억5000만 원 오른 59억5000만 원에 거래됐고, 현대14차 전용 84㎡형도 지난달 24일 이전 신고가보다 4억9000만 원 상승한 34억9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이 밖에 서초구 반포동에선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7㎡형이 49억2000만 원에 지난달 3일 거래되면서 직전 신고가(59억 원)의 83.6%까지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로도 강남지역 강세가 확인됐다. 부동산원이 집계한 2월 기준 아파트실거래가지수는 서울 강남3구(서초·송파·강남구)가 속한 동남권이 2.28% 상승해 서울 평균(1.85%)을 웃돌았다. 주간 통계(10일 기준) 기준으로는 송파구가 0.02%로 상승 전환했고, 서초와 강남구는 모두 0.01% 하락을 기록해 상승 반전을 앞뒀다.
다만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지역 집값 반등세가 이어지지만, 대세 상승세를 지속하거나 지방까지 집값 회복세가 확산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송파구 H공인 관계자는 “2월이랑 3월은 확실히 문의도 많고 급매도 많이 나갔지만, 이달 들어선 호가가 제법 올라 지난달 만큼은 매수세가 덜 하다”며 “지금 상황을 봐선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 84㎡형은 23억 원 이상 거래가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압구정과 반포 일대 아파트는 초고가 시장으로 따로 보는 편이 낫고, 이를 서울 전체 상승세로 해석하긴 힘들다”며 “서울을 넘어 전국이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금리 인하나 추가 규제 완화 등 외부 변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