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이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후임 이사장으로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유력하다. 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6일 강도태 전 이사장의 퇴임 이후 1개월 넘게 공석 상태다.
11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12일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임추위가 이사장 후보를 추천하면 복지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사장이 정식 임명된다. 이 절차에는 통상 2개월가량 소요되나 5월 의료수가 협상 일정을 고려할 때 기존보다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
후임 이사장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 전 원장은 지난해 4월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자녀 경북대 의과대학 편입 관련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지자 지명 43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후 정 전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특혜 편입 의혹, 자녀 병역법 위반 의혹 등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정 전 원장의 하마평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원장 본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절차가 진행되면 고려해 보겠다”며 이사장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빠 찬스’ 논란과 무관하게 정 전 원장 선임이 부적절하단 지적도 제기된다. 그는 복지부 장관 후보자 시절 해명자료만 60건 이상 배포해야 할 정도로 많은 의혹에 휘말렸다. 일부 의혹에 대해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청문회 탈락자’가 공단 이사장으로 오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용익 전 의원이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던 전례가 있다. 음주운전 전력 등에 따른 인사청문회 부담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사회복지수석비서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이사장 임명으로 건보공단 이사장직은 ‘장관급 공공기관장’이 됐다.
건보공단 이사장직은 인사청문 절차가 없고 김 전 이사장을 거치며 기관 위상도 장관급으로 높아져 정 전 원장으로서도 부담이 적은 선택지다. 다만, 정 전 원장이 임명되면 청문회 부적격자에 대한 ‘대체 보상’이란 점에서 김 전 이사장 임명 당시 일었던 논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정 전 원장 외 후보군으로는 복지부 차관 출신인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거론된다. 김 전 처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