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명 스키아 대표 “수술용 AR솔루션으로 의료혁신 이루겠다” [메디컬 줌인]

입력 2023-04-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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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몸에 CT 이미지 투영, 종양 위치 증강현실로 보여줘

▲이종명 스키아 대표가 AR로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의료용 입체정위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이종명 스키아 대표가 AR로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의료용 입체정위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수술실에서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종양 위치를 알아보는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어떨까?

이러한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이 의료영상 솔루션 기업 스키아다. 이종명 스키아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포켓몬고가 한참 열풍이던 시기에 의료 분야에서도 AR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개발에 나선 이유를 소개했다. 그는 “주로 정형외과 쪽에서 일부 사용됐지만, 일반적인 수술실에서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있는 것도 정확성이 떨어져 실제 사용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2년 넘는 시간동안 기술 검토를 통해 수술실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개발한 제품은 내비게이션 의료용 ‘입체정위기’다. 컴퓨터단층촬영(CT)의 방사선 스캔 3차원 이미지를 몸에 투영해 시술 시 병변 위치를 AR로 보여준다. 증강현실로 유방 종양 위치를 보여줘 수술 시 보조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을 인정받아 2020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제품은 환자 뼈나 피부에 정합과 추적을 위한 마커를 고정시킨 뒤 CT촬영을 하고, 정확한 계산과정을 거쳐야 한다. 반면 스키아 제품은 사람의 몸을 인식해서 환자 몸을 절개하지 않고도 종양의 위치를 태블릿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진행되는 수술은 수술 전 초음파로 병변 위치를 확인하고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피부에 병변의 위치를 직접 표시(마킹)하는 방식이다. 다만, 환자 위치와 자세에 따라 마킹 부위와 병변 위치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달리 스키아 입체정위기는 절개 없이 종양 위치 확인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이 대표는 “수술하는 의사가 병변의 모양, 깊이 등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된다”면서 “임상에서 사용한 의료진 반응도 좋다. 유방암으로 시작했지만, 얼굴 재건, 요로결석 위치 확인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하다. 사용법도 간단해 5분만 교육해도 대부분 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개발 후 허가도 순조롭다.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 유방암 수술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탐색임상을 마무리하고, 최종 보고서를 식약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아산병원과 연구중심병원 과제협약을 체결해 AR을 이용한 얼굴 재건 성형수술 가이드 연구도 수행 중이다. 중앙대병원 정형외과·비뇨의학과와 AR 활용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체의 몸에서 특징점을 찾고 데이터를 붙이는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적용처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로봇수술 등 다른 의료기기와의 접목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환자의 몸을 인식하고 좌표값을 통일시켜 여러 의료기기에 적용한다면,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우리 몸 어디까지 의료기기가 들어갔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더 활성화될 로봇수술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며 “조그마한 바늘 하나가 주요 혈관, 갈비뼈 등을 피해서 어느 혈관에 도달할지 확실한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성과와 기술력은 투자의 밑거름이 됐다. 바이오분야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스키아는 시리즈A를 포함해 5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또 정부 과제 등을 수주해 회사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 이 대표는 “내년 시리즈B를 계획하고 있지만 미국 진출이 우선 목표다.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510k(시판 전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올해 미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고, 제품 정확도 등과 관련한 연구 논문 발표도 준비 중이다.

스키아는 미국에서 승인 시 연간 1억5000만 달러(약 1984억 원)의 수입을 얻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유방암 수술뿐만 아니라 모든 절제술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에게 확신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을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이 대표는 “X-ray 촬영만 가능하단 의료와 병원시스템이 CT촬영이 도입되고 나서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환자의 몸 위에 종양의 위치를 정밀하게 투영해주는 기술이 상용화되고 나서도 의료 환경이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러한 세상을 좀 더 빨리 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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