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상위 운용사 영향 커…중소형사도 순자산 소폭 상승
운용사, 채권 ETF 집중 전략 공통…회사별 세부 전략은 차별화
증시 불안으로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이 전략 세우기에 한창이다. 업계 강자로 통하는 운용사는 특화된 전략으로 상위권 입지를 굳히려는 반면, 중위권 운용사는 가파른 성장을 통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려는 분위기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올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3일 기준 총 65조97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3조1432억 원)보다 24.15% 늘어난 규모다. 이는 ETF 시장이 커지는 만큼 운용 업계도 성장 중임을 방증하는 수치기도 하다.
순자산총액이 늘어난 주요 원인은 점유율 상위 운용사들의 순자산액이 크게 늘어서다. 운용사별로 보면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올해 순자산액은 32조4079억 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6조8477억 원)보다 5조 원 넘게 늘었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5279원에서 18조7301억 원대로 크게 올랐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도 규모는 작지만, 대다수 소폭 상승했다. 업계 3위인 케이비자산운용은 올해 순자산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 원 넘게 늘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신탁,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도 ETF 순자산액이 소폭 늘었다.
이들 운용사는 업계 순위나 회사와 상관없이 일제히 채권형 ETF 규모를 늘리는 전략을 취한 게 특징이다. 업계 상위 운용사들은 여전히 주식형 ETF의 규모가 제일 크긴 하지만, 비중 자체를 늘리지는 않았다.
예컨대 삼성자산운용은 주식형 ETF의 순자산액은 줄어든 반면 채권형 ETF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나 늘었다. 중소형 운용사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5605억 원이었던 채권 ETF 비중을 올해 1조1131억 원으로 높였다.
세부 전략은 회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형 ETF 중에서도 미국 주식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해외로 투자 지역을 확장하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신규 출시한 ‘TIGER TSMC밸류체인FACTSET ETF’처럼 주식형 ETF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장기투자를 하는 연금고객에게 적합한 ETF 상품개발에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ETF 투자 키워드로 ‘R.A.B.B.I.T.(토끼)’을 선정하고 관련 상품에 집중했다. 해당 키워드는 각각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인공지능(AI)’, ‘채권(Bond)’, ‘일상회복(중국)(Beyond Covid-19)’, ‘인컴창출(Income generation)’, ‘기정학(Tech-politics)’을 뜻한다.
점유율 상위 10위권 내 운용사는 파생형 ETF를 늘리기도 했다. 이에 파생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