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 이사회 구성원이 모두 사퇴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제외됐다.
KFA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오후 일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조만간 정식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협회 정관에 따라 선임된 임원이 사퇴서를 제출하면 수용 여부에 상관없이 사임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발표했다.
이영표, 이동국 등 선수 출신 부회장이 전날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하루 만이다.
앞서 축구협회는 우루과이와 A매치가 열린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 징계를 받은 48명을 포함한 축구인 100인 사면을 전격적으로 결의했다.
하지만 충분한 논의 과정도 없었던 데다 해당 소식을 전한 시간이 한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를 약 한 시간 앞둔 시점이라 '기습 사면'이라는 논란을 낳았다. 이에 축구계 안팎에서 거센 역풍이 일었고,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면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경훈 KFA 전무이사는 "협회 실무 행정을 총괄하는 전무로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했다. 지난 금요일 임시 이사회 이후부터 다수의 이사분이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며 "이번 징계 사면 사태에 대해 부회장단과 이사진 모두 큰 책임을 느끼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전원이 사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총사퇴로 사면안 의결에 책임이 있는 이사회 구성원 중 정 회장만 직을 유지하게 됐다. KFA의 총 책임자인 정 회장은 사면 철회 당시 "사면 결정 과정에서 저의 미흡했던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