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 이영표·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이 승부조작 기습 사면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영표 부회장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주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라고 밝혔다.
그는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축구협회의 일원으로서 축구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라면서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며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비슷한 시간에 이동국 부회장, 조원희 위원장도 연달아 개인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이동국 부회장은 "경기인 출신으로 경험을 자신 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현 시간부로 부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당시 이사회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에게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앞서 축구협회는 우루과이와 A매치가 열린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 징계를 받은 48명을 포함한 축구인 100인 사면을 전격적으로 결의했다.
하지만 충분한 논의 과정도 없었던 데다 해당 소식을 전한 시간이 한국과 우루과이의 친선경기를 약 한 시간 앞둔 시점이라 '기습 사면'이라는 논란을 낳았다. 이에 축구계 안팎에서 거센 역풍이 일었고,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면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