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에서 쌀 재고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쌀값은 여전히 낮은 이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쌀값 약세는 5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불안 심리에 따른 저가 출하 등도 우려된다.
쌀값 하락세가 여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20㎏ 기준 4만454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수확기 평균과 비교하면 2% 낮다.
지난해 쌀 생산량이 소비량을 넘어서면서 가격 하락이 시작됐고, 정부는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2021년산 구곡과 2022년산 신곡 등 모두 90만 톤을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으로 매입하고 나섰다. 하지만 2022년산 쌀은 시장격리 물량 37만 톤 가운데 약 6만 톤은 채우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지금은 산지에 쌀 재고가 없지만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인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쌀값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4월 쌀 관측'에서 2월 말 기준 산지유통업체의 재고량은 전년 대비 26.7% 줄었지만 쌀값은 5월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은 산지 수급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가격 상승을 억제한다고 봤다. 지난해 수확기 쌀 가격이 단경기(출하기 전 공급이 없는 시기)보다 20% 이상 떨어져 시장 심리를 위축시켰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된다는 것이 농경연의 설명이다.
불안 심리에 따른 저가 출하도 쌀값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 한 미곡종합처리장 RPC 관계자는 "지금까지 손해를 봤지만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새로운 손해를 줄이기 위해 재고를 빨리 처분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마지못해 싼값에 넘기다보니 가격이 오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4월 이후 소비가 살아나고 민간 RPC의 재고가 소진되면 가격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도 올해 신곡이 20만 톤 부족한 상황에서 쌀값이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산지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처리하고 재고가 부족한 민간 RPC들이 단경기를 앞두고 매입에 나서면 쌀값은 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