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빈대인 호’ 공식 출범…“지역 스타트업 투자·디지털 혁신금융에 초점”

입력 2023-03-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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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제4대 BNK금융 회장 취임
혁신ㆍ지역 상생금융 중요성 강조
‘투 뱅크’ 통합ㆍ지점 폐쇄 이슈 주목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제공=BNK금융지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제공=BNK금융지주)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사진>이 17일 취임식에서 “디지털 기반의 금융혁신을 통해 고객의 이익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대한 생산적·실질적인 금융지원으로 상생금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BNK금융에 따르면 빈대인 내정자는 이날 오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금융지주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빈 회장은 35년간 부산은행에 몸담은 BNK금융 내부 출신이다. 1960년생인 빈 회장은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인사부장, 북부영업본부장, 경남지역본부장(부행장보), 신금융사업본부장(부행장), 미래채널본부장등을 거쳐 2017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부산은행장을 지냈다.

▲BNK금융지주는 17일 오후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제4대 빈대인 회장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사진제공=BNK금융지주)
▲BNK금융지주는 17일 오후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제4대 빈대인 회장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사진제공=BNK금융지주)

빈 회장은 이날 오후 개최된 취임식에서 ‘혁신’을 강조했다. 빈 회장은 “차별화된 경쟁력이 생존에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혁신으로 지역금융그룹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주는 시장의 요구에 맞는 그룹의 미래 비전 제시와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고 계열사는 자율 경영의 권한과 책임 아래에서 분야별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빈 회장은 ‘상생금융 확대’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취임사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 등 생산적 금융지원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상생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빈 회장은 취임식에 앞서 상생금융 행보를 보였다. 부산은행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썸 인큐베이터’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 사무공간 지원 연장, 생애주기별 금융지원,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스타트업 투자전용 펀드 조성 등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상생금융을 확대하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빈 회장은 취임식에서 △고객을 향한 금융 △주주가치 제고 △지역사회 동행 등의 가치를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빈 회장 투 뱅크 체제 통합하나…취임 이후 발언·행보에 관심

김지완 전 회장의 불명예 퇴진 이후 내부 안정과 부산·경남은행의 ‘투 뱅크’ 체제 통합 등 BNK금융의 현안이 많은 만큼 향후 빈 회장이 어떤 발언을 하고 행보를 보일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우선 빈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내부 안정에 힘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빈 회장은 “그룹 내부적으로는 CEO 공백에 따른 조직의 조기 안정과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 증가와 빅블러 시대의 도래에 따른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며 “경영 환경 변화의 폭과 속도를 살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미래를 맞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BNK금융은 김지완 전 회장이 자녀 관련 의혹으로 조기사퇴하면서 회장 자리에 공백이 생긴 바 있다.

빈 회장이 투 뱅크 통합에 관해 어떤 입장을 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산·경남은행은 BNK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자산총액 비중은 2021년 말 기준 각각 43.49%, 28.56%다.

두 은행의 통합문제는 금융지주의 2014년 경남은행 흡수합병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투 뱅크 체제를 합병 이전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조흥은행 인수,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비슷한 사례다.

부산·경남은행이 통합되면 ‘초대형’ 지방은행이 탄생한다. 지난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4558억 원, 279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광주은행(2581억 원), 전북은행(2076억 원), 대구은행(3925억 원) 등과 비교하면 부산·경남은행은 지방은행 1·3위다.

두 은행이 통합되면 영업망이나 정보기술(IT) 사업망에 대한 중복 투자가 줄어든다는 이점도 있다. 다만, BNK금융의 통합 작업은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경남은행 측 반발에 부딪혔다. 상대적으로 금융지주 자산총액 대비 비중이나 순이익 규모가 작은 경남은행이 부산은행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신 강조하는 빈 회장…지점 폐쇄 가속화할까

빈 회장의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 속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지점 폐쇄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빈 회장은 부산은행장 시절,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모바일 전문은행인 ‘썸뱅크’를 출시하는 등 디지털 금융분야에서 경영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영업 채널도 빠르게 줄었다. 빈 회장의 부산은행장 재임 기간인 2017년 9월에서 2021년 3월까지 부산은행의 지점 수는 268개에서 212개로 20%가량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 평균 지점 감소 폭(17.35%)보다 높은 수준이다.

디지털 역량 확보는 BNK금융그룹이 내세운 3대 전략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BNK금융은 올해 전략으로 ‘빅블러 시대 가속화에 따른 디지털 역량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속도감 있는 전환과 이에 따른 지점 폐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빈 회장은 취임사에서 “최근 파산절차에 들어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스타트업계의 주력 금융기관으로 성장하기까지 4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단 36시간 만에 무너졌다”며 “기업의 지속 경영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수용해 빠른 속도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BNK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신임 사외이사 3명이 새로 선임됐다. 전체 사외이사 6명 가운데 유정준, 허진호, 이태섭 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이광주(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정영석(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김병덕(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사가 합류했다.

주총에서는 국세청 출신인 최경수 이사(세무법인 두리 고문)와 롯데케미칼 부문장 출신인 박우신 이사(씨텍 대표)의 연임(임기 1년) 안건과 주당 625원의 현금배당안도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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