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26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사교육의 방식이 다양해졌고, 참여율도 늘어난 영향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1년 전보다 11.8% 늘어난 41만 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다만, 가구 소득에 따른 양극화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7일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 원으로, 2021년(23조4000억 원)에 비해 2조5000억 원(1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전체 학생 수(528만 명)는 1년 전보다 4만 명 줄어들었지만,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 학생을 포함한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1년 전보다 11.8% 늘어난 41만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 또한 7.9% 증가한 52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코로나로 위축된) 사교육의 회복이 뚜렷했고, 기존에는 학원 수강이 많았지만 코로나로 인터넷, 비대면의 방식이 늘어나면서 참여 유형이 많이 다양해졌다"며 "전체 학생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 참여율은 늘었고,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수 자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학교별로 보면, 사교육에 참여하는 초등학생의 사교육비는 9.2% 증가한 43만7000원이었고, 중학생(57만5000원)과 고등학생(69만7000원)은 각각 7.4%, 7.3%씩 늘었다. 상대적으로 초등학생의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이다. 학년별로는 참여 학생 기준으로 초등학교 6학년(49만2000원), 중학교 3학년(60만1000원), 고등학교 1학년(70만6000원)의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았다.
사교육비 지출 구간별로 보면, 월평균 70만 원 이상 지출한 학생의 비중이 전년 대비 3.3%포인트(p) 증가한 19.1%로 가장 많았다. 10만~20만 원 미만(10.7%), 30~40만 원 미만(9.8%), 40~50만 원 미만(9.4%), 20~30만 원 미만(9.4%)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1년 전보다 2.8%p 증가했다.
참여 학생 일반교과 과목별 사교육비는 영어(23만6000원), 수학(22만 원), 국어(13만7000원), 사회 ·과학(12만8000원) 등의 순으로 많이 지출했다. 참여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의 일반교과 유형별 사교육비는 학원 수강(46만2000원)이 1년 전보다 6.7% 증가해 가장 많았고, 개인 과외(39만3000원), 그룹 과외(27만7000원), 인터넷·통신 등(13만5000원)의 순이었다.
가구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가구 소득이 800만 원 이상(64만8000원)인 가구와 200만 원 미만(12만4000원)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차이는 52만4000원으로, 전년(47만7000원)보다 4만7000원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월 소득 800만 원 이상이 88.1%를 기록한 가운데,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은 49.9%에 그쳤다. 다만, 두 구간 모두 사교육 참여율이 각각 2.2%, 3.3%씩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59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소도시(40만1000원), 광역시(39만5000원), 읍면지역(28만2000원) 등의 순이었다. 증가율로 보면, 읍면 지역이 14.6% 늘어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고, 서울(12.8%), 중소도시(11.7%), 광역시(10.4%) 등이 뒤를 이었다.
박 과장은 "읍면 지역 같은 경우, 참여 유형으로 봤을 때 인터넷·통신 등에서 사교육비 비중이 많이 올라갔다"며 "읍면 지역이다 보니 지역적으로 학원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통신으로 좀 더 사교육이 치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