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과 BBQ를 꺾고 10년 만에 국내 치킨업계 1위에 오른 bhc치킨이 미국 시장을 진출을 선언하며 북미 시징에서 K치킨 왕좌를 놓고 맞대결을 예고했다. 국내 치킨업체들이 글로벌 격전지 미국으로 향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국내와는 달리 K팝과 영화 등 K콘텐츠 인기에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고 있기 때문이다.
bhc치킨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LA) 사우스 페어팩스 애비뉴에 북미 1호점 ‘LA 파머스 마켓점’을 열고 본격 운영에 돌입한다고 20일 밝혔다.
‘LA 파머스 마켓점’은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를 위한 전초기지다. 마스터 프랜차이즈가 아닌 bhc치킨이 직접 운영해 향후 미국 내 소비자 입맛 공략과 시장 확대를 위한 테스트베드 매장으로 활용된다.
bhc치킨은 이번 ‘LA 파머스 마켓점’ 오픈을 통해 미국 현지인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소울푸드인 K치킨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북미 1호점 공식 오픈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내 싱가포르에 bhc치킨 첫 매장을 열고, 기존 홍콩과 말레이시아 매장을 포함해 동남아 시장 개척에도 나서기로 했다.
bhc치킨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입지 선정과 오픈까지 약 1여 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공을 들인 만큼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로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bhc와 교촌치킨에 밀려 3위 자리에 그치지만 미국 시장에서 K치킨의 대명사로는 BBQ가 꼽힌다. 미국을 포함 해외 K치킨 개척 선두 주자는 BBQ다.
BBQ는 작년 6월 글로벌 외식 전문지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가 발표한 ‘미국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외식 브랜드 25위’에서 2위에 올랐다. 이는 해외 진출 국내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다.
일본과 대만, 독일, 필리핀 등 57개국에 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BBQ는 지난 2017년 뉴욕 맨해튼 32번가에 직영 1호점을 연 이후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하와이 등으로 출점을 확대했다. 현재 미국에서 20개 주, 2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BQ는 미국 사업을 발판 삼아 2030년까지 전세계 5만 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세운 상태다. BBQ관계자는 “미국 내 넘버원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미국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교촌치킨은 현재 미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6개국에서 6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2개 지점을 열였고, 미국 하와이에도 지역 프랜차이즈 업체 BMK와 멀티유닛 계약을 맺었다.
첫 번째 매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연다. 하와이 가맹 사업을 시작으로 교촌은 미국 본토에서도 가맹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교촌은 미국 법인을 통해 LA 인근에서 직영 점포 3개만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촌은 올해 대만 진출을 추진한다. 지난달 대만 대표 외식기업 라카파(La Kaffa) 인터내셔널 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과포화인 것과 달리 치킨은 K푸드의 대표로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 K치킨의 매력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bhc의 치킨 사업 별도 매출은 5075억 원으로, 치킨 업계 최초로 연매출 5000억 원 달성을 기록하며 1위를 꿰찼다. 교촌에프앤비의 치킨 사업 지난해 별도기준 잠정 매출은 4989억 원으로 5000억 원에 조금 모자란다. BBQ의 지난해 매출은 약 3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매출 상승폭은 줄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두 자릿 수로 성장하던 치킨업체들의 매출 증감율은 지난해 한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1위 자리를 내준 교촌치킨의 지난해 매출은 직전년에 비해 1.1% 오르는데 그쳤고, 새롭게 왕좌에 오른 bhc 매출증감률도 6.4%에 불과하다. BBQ의 지난해 매출증감률은 4.9%를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만해 치킨 브랜드 수는 438개였지만, 2021년에는 701개로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