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기업들이 돌아왔다."
1970~1980년대 한국 경제를 이끌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밀려 존재감이 약해졌던 굴뚝 산업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1조 클럽’에 입성한 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그룹, 두산밥캣 등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입성했다. 한화솔루션은 아깝게 좌절됐지만 올해에는 ‘1조 클럽’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LS그룹은 구자은 회장 취임 1년만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S그룹은 지난해 매출 36조3451억 원, 영업이익 1조19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29%가량 늘어났다. 국제 경기 침체에도 전력, 통신 인프라를 비롯한 핵심 사업에서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거둔 게 긍정적 요인이다.
특히 LS전선은 해저 케이블 공급권을 수주하며 효자 역할을 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만(8000억 원), 영국(4000억 원) 등에서 해저 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LS전선은 지난해 매출 6조6203억 원, 영업이익 2144억 원을 기록했다.
구 회장은 “그룹 출범 이후 지난해 달성한 사상 최대 실적은 전임인 구자열 회장이 뿌린 씨앗을 임직원들이 잘 경작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부터는 기존 주력 사업 위에 뿌린 미래 성장 사업의 싹을 틔움으로써 비전 2030을 달성하고 그룹의 더 큰 도약을 일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두산그룹 인프라장비 계열사 두산밥캣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조6219억 원, 영업이익 1조71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48% 늘었고, 영업이익은 80%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2.4%로, 전년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4분기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보다 35% 증가한 2조3839억 원,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2508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은 견조한 수요와 GME(농업 및 조경 장비) 제품군의 가파른 성장, 2021년 7월 인수한 두산산업차량 연간실적 반영 등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다.
기존 두산밥캣 사업(산업차량 제외) 부문에서 전년 대비 소형 장비 매출은 20%, 포터블파워 매출은 24% 성장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렸다.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을 구가했다. GME는 북미에서 전년보다 51% 성장하면서 콤팩트 트랙터를 처음 출시한 2019년 이래 4년간 연평균 성장률 56%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산업차량 제품도 대형 렌털사향 매출 증가 등 북미 시장 호조에 힘입어 1조40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지역별로 두산밥캣은 북미에서 36%,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 13%, ALAO(아시아·라틴아메리카·오세아니아)에서 37%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고루 성장했다.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두산밥캣을 포함해 계열사 사업 호조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면서 ㈜두산도 3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익 1조 원을 넘어섰다. ㈜두산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538억 원, 영업이익 1조128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22.5% 각각 성장했다.
다만 '1조 클럽'에 아깝게 좌절한 한화솔루션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목표로 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6539억 원, 영업이익 966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3%, 30.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여천NCC 등 자회사 적자에 따른 지분법 손실(1019억 원)이 반영돼 전년보다 38.7% 감소한 3780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 등으로 올해 경영환경도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미국 IRA 시행에 따라 미국 태양광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올해 처음으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을 목표로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