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기적 기다리지만...시신 수색으로 전환

입력 2023-02-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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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잔해 속 일주일 넘게 버틴 생존자 구조
그러나 시간 흐르면서 생환 가능성 희박해져
전문가 “지진 발생 9일 후 생존 가능성 거의 0%”
구조 작업에서 생존자 지원으로 초점 옮겨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주에서 한 여성이 구조되고 있다. 아디야만(튀르키예)/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주에서 한 여성이 구조되고 있다. 아디야만(튀르키예)/AP뉴시스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에 따른 사망자 수가 3만7000명을 넘어섰다. 기적 같은 구조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더 많은 생존자가 남아있을 희망은 줄어들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지진 발생 8일째인 이날도 생존자들의 생환 소식이 이어졌다.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주의 무너진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서 10살 소녀가 지진 발생 185시간 만에 구조됐고, 하타이주에선 13세 소년과 한 남성이 각각 182시간, 186시간 만에 구조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외에도 최소 2명의 아이와 세 명의 어른이 구조됐다고 설명했다. 카흐라만마라슈주에서는 구조대원들이 할머니와 엄마, 어린 아기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해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톨루통신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 141시간에서 163시간 사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최소 41명이 구조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구조 작업은 점차 시신 수색으로 바뀌고 있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교수는 AP통신에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며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알렉산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아주 작은 조각으로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추운 겨울 날씨도 생존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전날 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한파로 추가 생존자 발견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일부 폴란드 구조대가 15일 철수를 결정하는 등 구조작전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생존자 후속 지원도 시급하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생존자를 구조하고, 시신을 수색하는 지진 대응 구조 단계가 끝나가고 있다”며 “이제 생존자들에게 쉼터와 심리사회적 돌봄, 음식, 교육, 미래를 제공하는 인도주의적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열악한 대피 시설과 영하의 추위, 추가 여진 우려 등으로 생존자들마저 ‘2차 재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들은 물, 식량, 의약품 부족도 호소하고 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내일부터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3개월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인도주의 지원을 호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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