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40원 오른 1252.8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달 6일(1268.6원)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였다. 일일 상승 폭은 지난해 12월 6일(26.2원)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컸다.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1원 오른 1247.5원에 출발했다. 오후 2시 넘어서도 1240원 후반대에서 움직이다 장 막판 1250원을 넘겼다.
미 노동부는 지난 3일(현지시각) 1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내고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전망치인 18만7000개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3.4%로 전월(3.5%)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1969년 5월 이후 약 54년 만에 최저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는 통계 수정작업으로 인한 노이즈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노동력 수급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지표 발표 후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최종금리가 5.1%를 상회해야 하며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고용지표 충격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더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고, 연내 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도했다.
앞서 투자자들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되면 연준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고용시장이 탄탄하게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연준도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가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고용 호조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