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되면서 3년 만에 ‘마스크 프리’를 맞이했습니다. 다만 전파 속도가 기존보다 빠른 BN.1 변이가 국내 우세종으로 떠오르고 재감염이 증가하는 등 ‘코로나 프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입니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BN.1 변이는 국내 감염 사례 검출률이 1월 4주(1월22~28일) 기준 50.4%를 기록해 우세종이 됐습니다. BN.1은 BA.2.75에서 재분류된 하위 변이로, BA.5.2보다 검출률 증가 속도가 약 45%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우세종인 BA.5 변이의 검출률(해외유입 포함)은 18.2%를 기록했으며, BQ.1(9.0%), BQ.1.1(4.2%) 등 BA.5 세부계통의 검출률은 35.5%로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미국에서 확산하는 XBB.1.5 변이의 국내 검출률은 누적 50건입니다.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다시 감염되는 비율도 증가했습니다. 1월 3주(15~21일) 기준 주간 확진자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22.81%로 직전 주(21.48%)보다 높았습니다.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이 재감염인 셈입니다. 누적 확진자 가운데 2회 이상 감염된 사람의 비율은 4.59%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약 1년 전인 지난해 2~3월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 대규모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이 점차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됩니다.
설 연휴와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에도 국내 유행은 정점을 지나 확진자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BN.1이 국내 유행 상황이나 중증도 증가에 크게 유행 상황이나 중증도 증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신규 변이 모니터링과 해외유입 차단, 백신 접종 독려 등을 이어갈 방침입니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현재의 안정세를 이어나가려면 국민의 참여와 지자체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감염취약시설·대중교통·병원에서 마스크 쓰기, 손 씻기와 환기 등 일상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습니다.
아직 대중교통이나 의료기관·약국, 감염취약시설 등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마스크 프리가 완전히 이뤄지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실내 마스크 의무가 전면 해제되는 시점을 오는 5월로 내다봤습니다.
정 위원장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때는 5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올해 10~11월에는 코로나19 진료가 일반 의료체계로 완전히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추가 조정이 가능한 방역조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의무 격리 기간입니다. 현재 격리 의무는 7일이지만, 3일로 줄이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격리 의무의 단축이나 해제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BA.1.1 바이러스를 토대로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8일 차에도 확진자 10명 가운데 1명은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고, BA.5의 경우 5일 차에 10명 중 4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 상태란 결과가 있습니다.
한편, 방역당국은 단가 백신으로만 가능한 기초접종에 2가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화이자 단가 백신의 접종 기간은 오는 7월 31일까지이며, 이후 추가적인 단가 백신의 도입 계획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