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투자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한국 고유 제품을 해외에서 선보인 후 국내에 진출한 스타트업이 떠오르고 있다. 막걸리‧김치 등을 각 국가의 입맛과 소비재 이용 형태에 맞게 바꿔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 미국에서 설립된 막걸리 제조 스타트업 마쿠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속해서 호평을 받고 있다.
마쿠(Makku)는 재미동포 캐롤 박(한국명 박지영)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기업명과 동일한 상표를 가진 막걸리를 제조해 판매하고 국내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OEM 방식으로 생산된다.
오리지널ㆍ블루베리ㆍ망고 3종 출시 이후, 미국에서 100만 캔 넘게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캔에 막걸리를 담았고 밑바닥에 따개가 달려 있다. 마시기 전에 가라앉은 성분이 섞이도록 흔들어야 하는 막걸리의 특성을 살려 뒤집으면서 흔드는 효과가 나도록 일부러 밑부분에 따개를 붙이고 인쇄도 거꾸로 한 것이다.
마쿠는 지난해 롯데마트의 보틀벙커에서 첫 선을 보이며 국내에 진출했다. 캐나다에도 진출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 제품이 국내에 역으로 수출될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K 콘텐츠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K콘텐츠 수출의 경제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늘어날 때 소비재 수출 또한 1억 8000만 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K팝ㆍ드라마 등 K콘텐츠의 확산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면서 한국 소비재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막걸리처럼 한국 드라마에 자주 사용되는 소재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로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가 생긴 것이다.
스타트업 ‘더키트’는 2021년 ‘피키위키’라는 캔 김치 브랜드를 선보였다. 더키트는 영국인 조쉬 씨와 고지현, 박영훈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 운영사이기도 하다. 한국 음식을 해외에 소개하는 먹방 콘텐츠를 만들어왔지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피키위키를 출시했다.
미국 아마존에 먼저 제품을 선보여 김치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아마존 자체 추천 상품인 아마존 초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피키위키 김치는 마늘과 젓갈이 들어가지 않은 비건 인증 김치다. 오리지널맛 피키위키 김치를 활용한 ‘김치 토스트 런던 팝업스토어’는 현지인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국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첫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K 콘텐츠에 관한 관심이 계속되는 한 음식과 같은 소비재에 대한 호응 역시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K 콘텐츠가 해외로 수출되면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메이드인코리아 제품 자체에 대한 호평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