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가 4분기 어닝 쇼크가 예상되면서 울상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석유화학 업체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926억 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추정치는 15조 30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추정치는 6510억 원으로 27.7%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2012억 원)은 전분기 대비 1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로선 수익성 핵심 지표로 불리는 에틸렌 스프레드의 악화가 큰 타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지난 13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는 66.75달러에 달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제외한 값이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인 300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에틸렌 수요는 급감했지만, 원재료 가격은 크게 변동하지 않으면서 수익성을 좌우하는 에틸렌 이윤이 급락한 실정이다. 국내 주요 화학업체 중 에틸렌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롯데케미칼로선 악재다. 비쌀 때 원료를 사서 제품값이 원룟값을 못 받쳐주는 상황이었던 점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인 래깅 효과(Lagging, 원재료 투입 시간 차이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사실상 롯데케미칼의 경우 컨센서스 추정대로라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창립하고 처음으로 4분기 실적이 많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2023년에는 상저하중 구조의 실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수요가 줄면서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이다. 공장 가동률까지 낮춰가며 넘치는 재고에 대응하고 있지만, 가동률 감소로 고정비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LG화학의 여수 NCC(나프타 분해 공장) 공장 가동률은 80% 안팎이다. 여천NCC의 경우 지난해 말 종료할 예정이던 정기 보수 기간을 올해 2월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나프타 분해 시설(NCC)을 보유하지 않은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효자 상품’으로 부상해, 금호석유화학의 황금기를 이끈 NB 라텍스의 수익성이 대폭 떨어졌다. 회사는 2750억 원이 투입되는 NB 라텍스 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올해 말에서 2024년 4월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