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올해도 20%대 성장 자신”

입력 2023-01-20 05:00 수정 2023-01-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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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교육·직판 3대 전략”…매출액 10% 이상 R&D 투자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연매출 1조 원은 상징적인 숫자다. 한정된 내수 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표식이기도 하다.

임플란트 업계에서도 사상 첫 ‘1조 클럽’이 탄생한다. 서울 마곡 본사에서 본지와 만난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한국 의료기기 산업이 해외로 뻗어나가는 길을 열었다”면서 올해도 20%대 성장을 자신했다.

창사 25년만에 연매출 1조 원 돌파 확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7791억 원을 달성했다. 창사 25년 만에 연매출 1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국내 임플란트 업계에서 1조 기업 탄생은 안팎으로 의미 깊은 성과다.

엄 대표는 “예상했던 결과”라며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지난해 초 제시했던 목표를 그대로 이루기 됐기 때문이다. 그는 “1조 시대 개막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로드맵”이라며 “매년 20% 이상 성장했기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란 변수가 아니었다면 2021년에 달성했을 성과”라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9년 연매출 5000억 원을 처음 넘긴 후 2020년 6316억 원, 2021년 8246억 원으로 가파르게 몸집을 불려왔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1위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매출 기준으로는 세계 4위, 판매량 기준으로는 1위에 올라 있다.

엄 대표는 이런 성과를 달성한 경쟁력으로 품질·교육·직판의 3대 전략을 꼽았다. 품질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회사는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으며, 현재 연구 인력은 500명이 넘는다. 엄 대표 역시 연구소장 출신이다.

임플란트 시장이 팽창하려면 숙련된 의료진이 늘어나야 한다. 넉넉한 환자와 구매력을 갖췄더라도 시술 가능한 의사가 부족하면 한계가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는 ‘선 교육 후 영업’ 방침을 세우고, 적극적인 임상 교육에 나섰다.

엄 대표는 “임플란트 시장은 아직도 성숙기의 초기 단계”라며 “우리는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쌓아 좋은 강사와 교재, 실습 기자재를 모두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직판은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 인프라를 만드려면 대규모 투자가 수행돼야 하지만, 조직과 시스템이 안정화 된 다음에는 사업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릴수 있다. 이런 직판 시스템이 자리잡으면서 가파른 성과를 낸 시장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 1위 기세 몰아 선진 시장으로…인수합병도 고려
중국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 고객이다. 글로벌 기업을 밀어내고 시장 점유율 33%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에서 활약하는 영업사원은 600여 명으로, 각지에 흩어져 전역을 영향권에 두고 있다. 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도시가 봉쇄되더라도 밀착 영업이 가능하게 했다.

엄 대표는 “제로 코로나가 전면 해제되면서 단기적 타격은 있지만 그만큼 이연수요가 발생해 2월부터는 매출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일상회복이 되면 영업력이 다시 빛을 발할 때”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임플란트 시술 가격을 표준화하기 위해 중앙집중식 물량기반조달(VBP) 정책을 도입했다. 정부 주도의 대량 구매로 가격 하락이 우려되지만, 시술 비용이 줄어들어 그만큼 시장이 커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유럽과 미국 회사들이 단품 가격 정책을 고수하는 반면, 오스템임플란트는 다량 구매시 더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패키지 판매를 활용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만큼 가격 인하 요인이 생겨도 충격이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VBP 1차연도 입찰에서는 49만1090세트의 가장 많은 수량을 낙찰받았다.

엄 대표는 “예전엔 의사들이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를 권유했지만, VBP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라면서 “이제 확대된 시장을 우리가 가져오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오스템임플란트는 ‘하이오센’이란 이름의 프리미엄 브랜드도 생산하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30% 정도 비싸며, 전량 미국에서 생산한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임플란트 시장이면서도 여전히 성장률이 높다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 치과 기업 세계 1위란 엄 대표의 비전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함락해야 할 시장이다. 이에 따라 하이오센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현지 영업인력도 더욱 보강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도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필요하다면 현지 업체 인수·합병(M&A)도 고려할 예정이다.

엄 대표는 “올해는 스페인,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4개 이상의 유럽 신규법인을 내고 본격적인 현지 직판 체제를 꾸릴 계획”이라며 “중국 뿐만 아니라 선진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악재 넘고 ‘위기→기회’ 공식 통할까

파죽지세로 달리던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연초 2000억 원대 거액의 횡령 사건에 휩싸이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후 회사는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개선 절차에 들어갔다. 이사회 임원 교체, 감사위원회 선임, 자금관리 시스템 보강 등을 완료했다.

엄 대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쳤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회사가 단단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실적 확대 뿐만 아니라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의 케이씨지아이(KCGI)가 지분을 사들이면서 다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GI가 출자한 투자목적회사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달 지분 5.58%(83만511주)를 확보한 사실을 공개했으며, 지난 5일 1%(14만8743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총 지분율은 6.57%로, 창업주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20.6%)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7.18%)에 이은 3대 주주에 올랐다.

강 대표 측은 이미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에 참여하겠단 의사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다툼으로 번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다.

엄 대표는 주주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대응에 나선단 방침이다. 그는 “장기적인 주주가치 증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강 대표 측의 요구에)오픈마인드로 접근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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