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밑돈 건 2014년 이후 처음
넷플릭스 등 OTT, 광고형 가입제로 시장 진입
틱톡, MZ 세대 기반으로 광고주 유치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서치업체 인사이더인텔리전스를 인용해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지난해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이 합쳐서 48.4%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양사 비중이 50%를 밑돈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인사이더인텔리전스는 올해 비중이 44.9%로 더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기업의 광고 사업은 여전히 성장 중이지만, 속도는 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기업들이 더 다양한 옵션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플랫폼의 영향력이 떨어진 탓이다. 게다가 메타의 경우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시작한 뒤부터 타깃 광고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정보 접근권이 작을수록 이용자에게 정확한 맞춤형 광고를 제시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성장세가 둔화한 이들을 위협하는 건 틱톡과 OTT 업체들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경기침체 우려 속에 광고 지출 제약을 받던 기업들은 젊은 고객에게 효율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이들과 손잡고 있다.
현재 틱톡 점유율은 2%, 월트디즈니의 훌루와 파라마운트글로벌의 파라마운트플러스(+), 컴캐스트의 피콕 등 OTT 업계 점유율은 3.6%가량 된다. 절대적인 수치는 메타나 구글에 많이 밀리지만, 최근 성장 속도는 빠른 편이다.
미디어 투자기업 마그나의 빈센트 레탕 부사장은 “광고가 포함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넷플릭스나 디즈니의 진입은 시장 판도를 바꾼다”며 “이들은 잠재적으로 엄청난 숫자의 시청자와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틱톡의 경우 점유율이 1년 새 두 배 이상 커졌으며 올해는 2.5%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틱톡은 미국 내 월간 활성 사용자가 1억 명에 육박하고 MZ 세대와 인플루언서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메타와 구글의 광고주 중 하나인 슈퍼구트의 마크 워싱턴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는 여전히 우리의 가장 효율적인 광고 플랫폼이지만, 틱톡 광고의 결과물이 훌륭하고 때론 메타 광고보다 낫다는 초기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변수가 있다면 미국에서 의회를 중심으로 국가안보 문제로 틱톡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의회는 지난해 처리된 2023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에 ‘정부 소유 기기 내 틱톡 다운로드 금지’ 법안을 포함했다.
그럼에도 디지털 광고 시장 판도가 이미 바뀌고 있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구글과 메타를 뒤쫓던 아마존의 점유율도 이들의 부진을 틈타 지난해 11.7%까지 높아졌고 올해는 12.4%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트코 비다코비치 디지털 광고 컨설턴트는 “새로운 디지털 광고 대안의 등장을 고려할 때 구글과 메타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