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산업계 피해 1조 원 넘어서…주유소 ‘기름 대란’ 본격화

입력 2022-11-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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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로 휘발유 공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3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로 휘발유 공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3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산업계 피해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휘발유가 동난 주유소가 나타나는 등 기름 대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사료협회 등 7개 화주단체들은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자동차, 사료 등 주요 산업 곳곳에서 1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물류 차질로 인한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철강업계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강업체들은 물류 차질로 전날까지 60만 톤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면서 약 78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이후 28일부터 하루 평균 출하량 7만4000톤 가운데 30% 수준만 반출 중이다. 이에 따라 매일 68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현재 누적 1300억 원을 넘어섰다.

김평중 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각 공장별로 언제 공정들을 가동중지 해야 하는지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 불황으로) 이미 가동률이 최저 수준이기 때문에 가동률을 더 줄이는 건 한계가 있어 공장을 다 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의 피해도 급속히 확산하면서 기름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저유소에서 주유소로 석유제품을 운반하는 탱크로리 운전기사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전국 평균 70%에 이른다.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는 조합원 가입률이 90%에 달한다.

대한석유협회는 거래처별로 사전 주문이나 재고 비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석유제품 수급 차질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등 일부 주유소에서는 이미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의 품절 주유소는 23곳으로 집계됐다. 휘발유가 품절된 주유소가 22개소, 경유 품절이 1개소로 집계됐다. 서울 15개소, 경기 3개소, 인천 2개소, 충남 3개소 등 대부분 수도권에 소재한 주유소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높고 탱크 저장용량 대비 판매량도 더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고 부족 현상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파업이 더 장기화하면 기름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기름 대란 우려는 아직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별로 재고가 떨어지는 곳은 있지만 정유사별로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에 우선 공급하는 등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요소수 사태처럼 아예 기름을 구하지 못하는 기름 대란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이날 오전 8시까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와 관련해 41개 업체에서 70건의 애로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유형별로 보면 납품 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과 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이 32건(4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류비 증가 20건(29%), 원·부자재 반입 차질로 생산 중단 16건(23%), 공장·항만 반·출입 차질로 인한 물품 폐기 2건(2%)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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