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으로 오셔서 대기하세요!”
18일 서울 소재 이마트 직원이 허둥지둥 뛰어오며 장거리를 한 아름 카트에 실은 50대 주부 여성 A 씨를 데리고 한 유인 계산대 줄로 안내했다.
A 씨로부터 계산대까지 대기 줄은 끝 간 데 없이 길었다. 간신히 자리 잡은 A 씨는 “그나마 이쪽 줄은 한산한 편이다. 원래 서 있던 자리에서 직원이 오늘 안으로 계산 못 한다며 이리로 데려왔다”면서 “지금 카트를 아예 버리고 다른 데 갈까 고민 중이다”라면서 허탈해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쏜 ‘통 큰 한턱’ 쓱세일에 이마트가 들썩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최근 SSG랜더스가 한국시리즈에서 통합 우승메달을 거머쥔 기념으로 대대적인 ‘쓱세일’이 18일부터 진행되면서다. 이마트, 쓱닷컴 등 신세계 군단이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할인대전에 마트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일부 상품은 품절사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이마트 영등포점의 계산대는 셀프, 유인할 것 없이 전부 ‘만석’이었다. 계산대 인근에서 라면 매대를 책임지고 있는 50대 여성 B 씨는 “오늘 12시부터 나와 일하고 있는데 아까는 더 줄이 심했다. (줄 반대편 쪽을 가리키며) 저 끝까지 사람들이 대기할 정도였다”며 “원래는 시식코너 설치하려 했는데 계산대 인근이고 사람이 너무 많아 결국 코너를 치울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이미 일부 인기 품목은 품절 현상이 빚어졌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인 피코크 밀키트 매대란의 짬뽕, 탄탄라멘 등은 매대가 텅 빈 채로 ‘품절’ 사인표가 붙어있었다.
이마트는 쓱세일을 통해 우유, 치즈 등 유제품뿐만 아니라 달걀, 섬유유연제까지 각종 생필품을 1+1 특가에 판매하고 있다. 평시에는 꽉 차 있던 우유, 간식 요거트 매대는 고객들이 이미 장바구니에 다 담아가 썰렁했다.
이마트 물건을 집앞까지 배달해주는 ‘쓱배송’ 역시 일찌감치 마감됐다. 20대 직장인 C 씨는 “혼자 살아서 주로 이마트 배달을 즐겨 이용하는데 웬일인지 다 마감됐더라”라며 “쓱닷컴에서도 세일하길래 게임 팩을 샀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 안 살 수가 없었다. 당근마켓보다 쌌다”고 말했다.
‘쓱세일 여진’은 전국 점포로 퍼지고 있다. 이날 이마트 수원점을 찾은 경기도 거주 30대 남성 D 씨는 “쓱세일이 열린 줄도 몰랐다. 그냥 간단히 생필품만 사러 왔다가 쓱세일이 열린 걸 알게 되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나왔다”면서 “평일 낮인데도 줄이 너무 길었다”라고 토로했다.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쓱세일로 주말 이마트는 더욱 붐빌 전망이다.
이마트 영등포점 우동 시식코너에서 근무하던 50대 여성 E 씨는 “내일 주말이라 더 난리 날 것”이라면서 “물량은 그래도 많이 준비해둔 편이니 품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