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핵심 생산시설인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의 첫 현장실사를 마치며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한화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 측 정인섭 대표 등은 이날 오전 10시께 조선소를 방문해 대형 버스 2대를 동원해 야드를 둘러봤다. 실사단은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과정 등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실사단은 대우조선해양이 제출한 자료 등을 현장에서 바로 검토했다.
또한, 실사단은 조선소 내부 식당에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 각 본부장 등과 함께 점심 자리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식사 및 실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원활하게 현장을 둘러봤다"고 했다.
실사단은 이날 오후 4시 20분까지 약 6시간가량 현장 곳곳을 살폈다.
대우조선 측은 이날 현장 실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실사는 내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 측의 설명이다.
한화의 이번 현장 실사는 지난 9월 26일 대우조선과 2조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후 처음이다.
그동안 한화 실사 반대를 위해 저지 훈련 등을 준비했던 대우조선해양 지회도 한화에 문을 열어줬다.
대우조선 지회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최근 한화 인수단 대표자와 대화를 통해 본계약 참여 보장 등에 대해 확약을 했다"며 "한화와 노사 관계 첫 단추가 잘 끼워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한화의 매수자 현장 실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해당 지회에 따르면 한화 인수단 총괄인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 등은 지난 15일 대우조선 지회를 방문해 본계약 시 지회 참여 보장, 고용보장, 노조·협약 승계에 대해 약속했다.
한화와 지회 측은 약 90여 분간 비공개 대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