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조용한 사직’이 유행하는 시대다.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한다’, ‘심정적으로는 이미 퇴사 상태다’라는 이야기가 유행처럼 번져 있는 시대에서, 리더는 어떻게 구성원들의 성과를 끌어올리고 조직 이탈을 막을 수 있을까. 신간 ‘새로운 시대, 조직의 조건’을 펴낸 HSG 휴먼솔루션그룹의 김미진 팀장, 조미나 소장을 14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그 방법을 전해 들었다.
삼성, SK, 카카오 등 대기업과 그 계열사를 상대로 10여 년간 조직문화 교육 컨설팅을 제공해온 김 팀장은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도입되면서 조직 문화 변화의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했다.
“옛날 같으면 팀장이 뭔가 궁금할 때 바로 불러서 ‘누구야, 어떻게 돼 가고 있니’ 확인할 수 있었고, 갑자기 생각난 일도 ‘누구야, 이것 좀 처리해줘’ 지시를 내릴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게 됐으니, 불편함을 감수하고 새로운 관리 방식을 찾아야 하는 거죠.”
조직의 미래보다 개인의 성장을 더욱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구성원의 주요 인력을 차지하게 된 것도 큰 변화다. 두 사람은 이들이 수평적인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회사가 지시하는 업무가 개인의 발전과 연결돼야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세대라고 봤다.
조 소장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희망을 갖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보니, 젊은 세대는 나를 함부로 자르지 못하게 하려면 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나온 것”이라면서 “이 조직이 나를 성장시키는 데 관심이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걸 해낼 수 있는 조직으로 떠나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이런 상황에서 인재 이탈을 막고 구성원의 업무 성과를 끌어올리려면 리더가 직접 나서서 꾸준히 ‘안전신호’를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안전 신호라는 건 ‘조직이 당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당신이 조직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도록 해주는 겁니다.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거나 관심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비언어적 요소로도 전달할 수 있어요. 리더라면 구성원에게 안전 신호를 많이 보내고 있는지 한번쯤 점검해봐야 합니다.”
여기에 ‘정보로 무장한 피드백’을 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된다고 짚었다. 조 소장은 이 때의 피드백은 '잘 했다', '못 했다'같은 평가의 시간이 아니라, 마치 스포츠 경기에서 후반전을 더 잘하기 위해 하는 작전 타임 같은 성격이라면서 “'이 부분을 바꾸면 탁월해질 것이다'라는 구체적인 정보를 주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니퍼 딜, 알렉 레빈슨이 쓴 책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에서 원하는 것’(2016)에 담긴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절반 이상이 1년에 2~4회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적어도 주 1회 정도로 더 자주 성장을 위한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조 소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자기의 발전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피드백은 그에 도움이 되는 좋은 정보로 생각한다”고 했다. 책에서는 “상시 피드백은 가능한 한 월 1회로 하라”고 권장한다.
리더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실행해야 하는 이유, 간단하다. 조직문화가 시대에 맞게 변화하지 않으면 인재가 이탈하고 사업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교육을 나가 보면 기업이 변화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는 건 느껴지지만, 정작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는 정확히 모르고 있다”면서 “그럴 때 이 책이 ‘How to(하우 투)’를 알려주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모든 건, 리더가 바뀌지 않으면 무용한 이야기다. 저자들은 책에 이렇게 강조했다.
“조직문화는 원래 톱다운으로 만들어진다. 만약 조직문화가 보텀업으로 만들어진다면? 그건 혁명이다. 미래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첫 번째 책임은 그래서 리더에게 있다. 그러므로 리더의 생각부터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