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연이은 악재, 6억 달러 가상자산 해킹 피해...내부 소행 가능성도 있어

입력 2022-11-1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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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신청 한 지 하루 만에 8700억 원 규모 해킹 발생
FTX측 해킹 인정…커뮤니티선 내부자 소행 추측 돌아
개인 투자자 및 업체들 투자금 돌려받기 어려울 수도

▲FTX 공식 텔레그램에서 해킹 사실을 인정했다. (출처=텔레그램)
▲FTX 공식 텔레그램에서 해킹 사실을 인정했다. (출처=텔레그램)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 신청을 한 상태에서 해킹을 당했다. 이용자들의 자산이 저장된 핫월렛에서 자산이 빠져나가면서 이용자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당초 FTX는 가상자산 출금이 막혀있는 상태로 FTX 고객들이 자산을 돌려받을 길은 더욱 묘연해졌다.

12일(현지시간) FTX 커뮤니티 관리자는 텔레그램에서 “FTX가 해킹을 당했다”라며 “FTX 앱을 삭제하고 FTX 사이트 접속을 자제해야 한다”라고 공지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은 블록체인 분석회사 난센을 인용해 FTX와 FTX US에서 24시간 동안 총 6억6200만 달러(약 8731억 원 )규모의 코인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자금 유출은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13일 이더스캔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오전 11시 20분경에 FTX거래소 지갑(0x2fa...)에서 지갑 A(0x59..)로 9500개의 이더가 인출됐다. 이후 테더(USDT), 체인링크(LINK) 등이 출금됐다. 13일 오후 1시경 FTX 핫월렛에 남아있는 자금은 총 5700만 달러(약 750억 원)로 알려졌다. 최초 인출 당시 남아있던 7억5000만 달러(약 9970억 원)에서 9000억원 가량 출금된 상황이다.

당초 FTX는 가상자산 출금이 막힌 상태였다. 이체된 가상자산은 1인치를 포함한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매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판매된 가상자산은 자금동결이 불가능한 이더리움(ETH)과 다이(DAI)로 전환되고 있다.

FTX 법률고문인 라인 밀러는 트위터에서 “FTX 계좌 잔고들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조사 중”이라며 “수상한 자금 유출은 미승인거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어떤 것도 확실한 게 없다”라면서 “더 많은 정보가 수집되는 대로 즉시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유출이 ‘미승인 거래’라는 점에서 해킹으로 인한 도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FTX 내부자 소행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화이트 해커 집단 해큰의 CEO인 디마 부도린은 “FTX 해킹은 경험이 부족한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해킹 자금 전송 수수료를 위해 크라켄에서 트론을 인출했다”라고 설명했다.

닉 퍼코코 크라켄 CTO는 “해당 유저의 신원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트위터에 “이렇게 쉽게 특정될 정도면 전문 해커가 아니라 내부자이 가능성이 클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전문 해커는 실명계정으로 거래소에 넣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에서 “FTX가 해킹당했다고 했지만, 내부자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FTX 앱을 업데이트하거나 설치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한편, 이번 자산 유출로 FTX 고객과 채권자 피해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돼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FTX와 거래한 업체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 헤지펀드인 갈루아캐피탈의 경우 이번 주 투자자들에게 자산 중 절반이 FTX에 있다고 공지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업체 제네시스는 FTX 계좌에 1억7500만 달러(약 2300억 원)가 묶여있다고 알렸다.

또 다른 헤지퍼드인 세콰이어 캐피털은 FTX 투자금인 2억1400만 달러(약 2800억 원)의 장부 가치를 0달러로 만들어 전액 손실 처리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또한 FTX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FTX에 1억 달러(약 1300억 원) 자금을 투자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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