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흥행, 신형 출시 앞두고 수요 줄어든 탓
사전 계약 10만 대…올해 왕좌 탈환 가능성도
다음 주 출시를 앞둔 그랜저가 신형 모델(7세대) 출시를 계기로 국내 판매량 1위의 아성을 되찾을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8일 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그랜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국내 시장에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었으나 올해는 기아 쏘렌토에 왕좌를 내줬다. 올해 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그랜저는 5만5265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기아 쏘렌토는 5만5710대가 팔렸다.
그간 그랜저는 대표적인 준대형 세단이자 플래그십 모델로 압도적 판매량을 자랑했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이 줄어들며 지난해에는 판매 대수 10만 대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최근 5년간 그랜저의 평균 판매 대수는 11만7622대에 달한다. 올해 그랜저 판매량의 두 배가 넘는 판매량이다.
그랜저의 판매 실적이 줄어든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흥행, 신형 모델 출시(풀체인지)를 앞두고 발생하는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다.
2017년 국내 시장에서 세단은 약 73만 대, SUV는 약 51만 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세단의 판매는 서서히 줄어들며 지난해 56만 대에 머물렀다. 반면 이 기간 SUV의 판매량은 70만 대 수준으로 늘었다.
신차 출시를 앞두고 수요가 줄어든 점도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2016년 11월 출시된 6세대 그랜저는 당해 판매량이 6만886대에 그치며 판매 순위 7위로 주저앉았다. 다만 6세대 그랜저가 출시 이후 본격적인 신차 효과를 받은 이듬해부터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점에서 7세대 그랜저도 내년에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올해 판매 기록도 쏘렌토와 445대 차이에 그치는 만큼 소비자 인도가 빠르게 이뤄진다면 올해에 왕좌를 되찾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시장에서 반응도 고무적이다. 신형 그랜저는 공식적인 사전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현재 10만 대에 달하는 물량을 확보했다. 제원·가격 등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랜저의 제원, 가격 등은 다음 주 출시와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전장이 5m를 넘어가는 등 차체의 크기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은 6세대보다 다소 비싼 3000만 원 중·후반(기본 트림 기준)대에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