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준 풍산개 정부 반환 놓고…文 “현 정부 악의” vs 與 “사룟값 아깝나”

입력 2022-11-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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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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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한 쌍과 새끼 1마리를 국가에 반납하고자 관련 협의를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이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가운데 문 전 대통령 또한 즉각 반박 입장을 냈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최근 경남 양산 사저로 데려가던 풍산개 3마리의 관리 협의를 요청했다.

풍산개 3마리 가운데 2마리는 2018년 9월 18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렸던 3차 남북정상회담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로 받은 ‘곰이’와 ‘송강이’다. 나머지 1마리 ‘다운이’는 곰이와 송강이가 낳은 새끼 7마리 중 분양하지 않은 강아지다.

대통령기록물법 제2조에 따라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해 받은 선물인 풍산개들 역시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된다.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 퇴임 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선물이 동·식물일 경우 대통령기록관이 아닌 대통령기록물생산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이관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3월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윤석열 당선인과의 대화에서 곰이와 송강이를 키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풍산개 2마리를 위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당선인 또한 “강아지는 아무리 정상 간이라고 해도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지”라며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매월 250만 원 정도의 ‘개 관리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이견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5월 9일 퇴임 직전 문 전 대통령 측 오정식 비서관과 정부 측 심성보 대통령기록관장은 풍산개를 놓고 ‘위탁 협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기록관은 동식물을 사육하거나 관리할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고, 키우던 주인과 사는 것이 동물 복지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협약서에는 위탁 대상인 풍산개 사육과 관리에 필요한 물품과 비용 등을 위탁 기준에 따라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행안부는 한 달 기준 사룟값 35만 원, 의료비 15만 원, 관리 용역비 200만 원 등 총 250만 원의 예산 편성안을 만들었으며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6월 17일 발의된 시행령 개정안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대통령기록물인 동·식물을 효율적 관리가 가능한 기관 또는 개인에게 위탁하고 관리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행안부 내부와 법제처 등에서 이견이 있어 예산 편성안 실행에 옮기지 못했으며 개정안 또한 계류된 상태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 3마리의 관리 협의를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께 권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습니까? 그것도 임기 마지막 날에 이런 협약서까지 작성하고 싶으셨습니까? 겉으로는 SNS에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면서 관심 끌더니, 속으로는 사룟값이 아까웠습니까?”라며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 사룟값이 아까워 세금 받아가려는 전직 대통령을 보니, 무슨 마음으로 국가를 통치했는지 짐작이 된다”며 “일반 국민도 강아지 분양받은 다음에 사육비 청구하는 몰염치한 행동은 안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도 평산마을 비서실을 통해 ‘풍산개 반환에 대한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입장’이라는 글을 올리고 반박했다.

게재된 글에 따르면 “행안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며 “대통령실은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라며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 “정이 든 반려동물이어서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위탁 관계의 해지를 거부할 수 없는 일” 등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나아가 “큰 문제도 아니고 이런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까지 드러내는 현 정부 측의 악의를 보면 어이없게 느껴진다”며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들을 잘 관리할 것으로 믿지만, 정서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잘 돌봐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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