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ㆍ최소”…삼성ㆍSK 첨단 기술로 낸드 시장 주도

입력 2022-11-07 15:51 수정 2022-11-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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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계 최고 용량 ‘1테라 8세대 V낸드’ 양산 시작
2024년 9세대 V낸드 출시 예정…고용량화 전장 사업 ‘고삐’
SK하이닉스, 238단 낸드 개발…"1000단까지 적층 경쟁 치열"

▲삼성전자의 '1테라비트(Tb) 8세대 V낸드'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1테라비트(Tb) 8세대 V낸드'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첨단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 혹한기' 극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7일 세계 최고 용량의 ‘1Tb(테라비트)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7세대 낸드 양산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진일보한 제품을 선보이며 수요처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된 ‘1Tb TLC(Triple Level Cell) 8세대 V낸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비트 밀도의 고용량제품으로 웨이퍼당 비트 집적도가 이전 세대보다 대폭 향상됐다.

8세대 V낸드에는 최신 낸드 인터페이스 '토글 DDR 5.0'을 적용했다. 7세대 낸드보다 약 1.2배 빠른 최대 2.4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지원한다. PCIe 4.0뿐만 아니라 향후 PCIe 5.0 인터페이스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2002년부터 낸드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1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10월에 열린 ‘삼성 테크 데이’에서는 2024년 9세대 V낸드 양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7월부터는 평택 3라인에 낸드 양산을 위한 웨이퍼를 투입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하고 자동차 시장에도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전장 시장의 경우 최근 요구되는 시스템 수준이 향상되면서 차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탑재량이 늘고 관련 사양도 높아지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차량용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는 등 2030년 이후 전장 시장이 서버, 모바일과 더불어 3대 응용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부사장은 “3차원 스케일링 기술로 셀의 평면적과 높이를 모두 감소시키고 셀의 체적을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 현상을 제어하는 기반 기술도 확보했다”면서 “8세대 V낸드를 통해 시장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더욱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238단 낸드플래시.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238단 낸드플래시.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적층’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적층은 빌딩처럼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이다. 저장단위인 셀을 많이 쌓을수록 좁은 면적에 더 많은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반도체 기업들이 초고적층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했다. 최근 마이크론이 양산을 시작한 232단 낸드보다 6단이나 높은 기술이다. 특히 238단 제품은 세계 최소 사이즈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 대비 생산성이 34%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중반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3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238단 고객 샘플은 내년 초부터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향후 적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낸드를 개발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3사 모두 추후 1000단 기술까지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실제로 반도체 기업들이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고 양산까지 하는 데 대략 10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집적도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적층 수를 늘리는 것이 관건인 만큼 20~30년간 적층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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