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고부가 D램 사업 확대 '청신호'
차세대 D램을 지원하는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래피즈’가 내년 1월 출시된다. DDR5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신호탄인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인텔은 내년 1월 10일 사파이어래피즈를 시장에 내놓는다. 앞서 인텔은 지난달 27일 실적발표에서 전 모델에 걸쳐 사파이어래피즈의 대량 생산 및 공급 관련 제품 출시 요건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사파이어래피즈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출하를 해오고 있었다”면서 “수율 안정화 등 모든 준비를 마쳐 대량 판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인텔이 출시하는 사파이어래피즈는 서버용 CPU 가운데 고부가가치 D램인 DDR5를 지원하는 프로세서다. 지난해 하반기 양산 예정이었으나 수차례 출시가 연기됐었다. 사파이어래피즈 공식 출시 일정이 나오면서 DDR5 개발ㆍ생산 기업들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통상 구글,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신규 서버용 CPU의 출시에 맞춰 서버 교체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업계에선 사파이어래피즈 교체 수요와 함께 서버용 DDR5에 대한 판매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DDR5는 기존 DDR4 대비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아 DDR4를 대체할 차세대 D램으로 불린다. 가격도 DDR4보다 20~30% 비싸 DDR5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 사파이어래피즈 출시에 따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교체 수요가 이어지면 이에 호환되는 DDR5 구매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서버용 D램은 개인이 사는 것과 달리 대량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인텔의 사파이어래피즈 출시에 따라 DDR5 시장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서버용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이 80~90%에 육박하는 만큼 사파이어래피즈의 교체 수요도 그만큼 클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현재 PC, 노트북 등 수요가 위축되고 있지만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는 커지고 있다”며 “서버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버용 CPU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서버용 D램 개발 및 양산 준비를 꾸준히 하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한 DDR5 채용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서버 고객의 DDR5 전환 확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관련 생태계가 갖춰지고 고객의 대기 수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8월 10나노급 4세대(1a) 미세공정이 적용된 서버용 DDR5 16ㆍ32ㆍ64Gb 모듈 제품에 대한 고객 인증을 완료했다. 작년 10월 서버용 DDR5를 처음 양산한 삼성전자는 향후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32Gb DDR5 D램 등을 적기에 출시하며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