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정유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정제마진이 하락하며 정유 사업이 타격을 입었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조1226억 원, 511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56.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8% 줄었고 영업이익은 70.3% 급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조2831억 원, 7022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98.5%, 영업이익은 305.6% 늘었다. 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8% 감소했다.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1분기 만에 대폭 하락한 이유는 3분기 정제마진이 급락한 탓이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등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값이다. 정유 업계의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올해 3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7.9달러로 전 분기 대비 62% 감소했다.
업계는 다음 달 실적 발표가 예정된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3분기 실적도 2분기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7716억 원, 5491억 원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2분기 각각 2조3292억 원, 2조132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66.8%, 74% 감소한 것이다.
업계에선 4분기 겨울철 난방을 위한 경·등유 수요가 증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 해제도 정유 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은 겨울철 계절적 수요 증가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요 기관들의 장기 수요·공급 전망에 따르면 상당 규모의 정제 설비 부족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정유업의 강세 사이클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