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살피며 '대장동 특검' 밀어붙일 듯…與 "수용 못해" 재확인
극한 대치에 '장외투쟁' 가능성도…"국민과 손잡고 싸워야 할 때 있을 것"
더불어민주당이 대정부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검찰의 수사 확대에 '대장동 특검' 카드로 맞불을 놓은 데 이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며 시정연설 보이콧도 시사했다. 대치 국면이 끝내 '장외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소야대 국면에서 필수인 협치는 완전히 파괴됐다"며 "국회 무시와 야당 탄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 최소한의 사과조차 없다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결코 용인 못 한다"고 엄포를 놨다. 윤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시정연설을 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난주 이재명 대표가 직접 제안한 '대장동 특검'도 계속 밀어붙일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특검법에 대해) 여당이 부정적 의견을 바로 냈지만 공식 제안을 하고 공식 답변을 듣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며 "내일이나 모레쯤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이 특검법에 협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검 요구 자체가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수사 지연, 물타기, 증거인멸 시도"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재확인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활용하면 여당의 협조 없이 처리할 수 있지만, 열쇠를 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특검에 부정적이라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패스트트랙을 통해 국회 문턱을 넘겨도 대통령 거부권이라는 걸림돌이 남아있다.
민주당은 앞으로 특검에 대한 여론을 살피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대변인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역대 특검법 통과 상황을 보면 민심과 국민의 바람, 지지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한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특검에 관해서는 내용이나 진영과 상관없이 긍정적인 여론이 대체로 많았다"고 설명했다.
강 대 강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을 경우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외투쟁이란 국회 밖에서 직접 대중과 함께 투쟁하는 것을 말한다. 전날 열린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민주당 김용민, 안민석, 황운하, 민형배 의원이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지도부 차원에서 장외투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칫 민생을 외면하고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필요에 따라서는 어느 시점에 또 국민과 함께 저희가 손을 잡고 싸워야 할 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험난한 대정부 투쟁의 초입부에 이제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