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원장 지역 순회 예고...TK에서 어묵 먹방까지
윤석열 대통령 오는 19일 與원외당협위원장 오찬 간담회 참석
‘비윤계 찍어내기’ 불만도...윤상현 “당협 줄세우기 들어간 모양새” 비판
차기 당권 경쟁 해석도...현근택 “정진석, 전당대회 염두한 듯”
비대위 측 정면 반박 “시대착오적인 생각”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국 당협위원회를 상대로 대대적 조직 정비에 나선 것을 두고 당 안팎이 어수선하다. ‘당협 정비’는 비대위의 역할이 아니라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흘러나온다.
1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비대위는 전국 당협 235곳을 상대로 당무감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해 사고 당협 67곳에 대한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조강특위에 앞서 비대위는 지역 순회에 돌입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대구·경북(TK) 민심을 듣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정 위원장은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해서 새롭게 변화를 주기 위해 보수 중심인 대구에서 첫 비대위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며 “대구·경북은 우리 당의 뿌리이자 심장”이라고 추켜세웠다.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서는 노점상에서 컵 떡볶이와 어묵 등을 시식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매주 목요일마다 지역을 방문해 현장 민심을 청취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도 적극 힘을 싣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오는 19일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오찬 간담회에는 현역 의원이 위원장인 곳과 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을 제외한 70여 곳의 원외당협위원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에서 당의 안정과 내후년 총선 승리를 위한 준비 등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비윤계 찍어내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가처분 문제가 해소되자마자 마치 평온하고 정상적인 지도부인 듯이 당협 줄세우기에 들어간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을 겨냥해서는 “수십만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 지도부를 향해 ‘당협쇼핑’이라고 비판했던 분이 피치 못한 사정으로 급조된 비대위 지도부의 자격으로 ‘당협대잔치’를 열겠다는 것이야말로 이율배반적인 행위가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차기 당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근택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무감사는 공천 직전에 하는 것”이라며 “원래 비대위는 다음 전당대회를 잘 치르는 게 주목적이지, 비어있는 자리를 채우거나 기존 위원 평가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방문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라며 “본인(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어느 정도 전당대회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비대위는 반박에 나섰다. 김행 비대위원은 “정진석 비대위원회에는 사고 당협정비와 정기 당무감사를 당권 장악의 전초작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며 “한 마디로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당헌상 1년에 한 번씩 반드시 해야만 하는 당무 감사를 총선 이후 실시하지 않았다”며 “당의 정상화 안정화를 위해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작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