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터닝포인트마다 국가가 지원
-나라가 개인의 삶 지켜준다는 신뢰감 줘
“행복한 나라여서 아이를 많이 낳느냐고요? 신뢰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5년 연속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된 핀란드. 핀란드 복지 시스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핀란드 사회보험청(이하 Kela)의 우티 안틸라(Outi Antila) 사무총장은 핀란드의 높은 출산율 비결이 높은 행복 지수에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안틸라 총장은 “핀란드에서는 국민의 인생 터닝 포인트 시점마다 국가가 삶을 지원해준다”면서 “이런 복지 시스템은 단순히 금전적 지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라의 복지시스템이 개인의 삶을 지켜준다는 신뢰감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신뢰감 속에 국민 개개인이 안정감을 느끼고, 출산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 영향일까. 핀란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때아닌 베이비붐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신생아 수가 전년 대비 6.7%나 증가했는데, 이는 5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안틸라 총장은 “최근 핀란드의 출산율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핀란드에서도 현재 연구를 진행 중이나 코로나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면서 “더는 손볼 것이 없을 정도로 잘 짜여진 기존의 사회안전망이 코로나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도 잘 작동된 것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핀란드 역시 출산율과 관련해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하나, 핀란드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출산율이 중장기적으로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핀란드는 또 한 번 가족육아휴직제도를 개혁했다. 이번 개혁은 △부모의 양육 책임 동등 분배 △직장 내 차별금지 및 평등 강화 △남녀 간 임금 격차 축소 등 다양한 가족이 모든 상황에서 평등하게 육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핀란드의 육아와 관련한 휴직제도는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두 가지로 나뉜다. 남성의 경우 아내의 출산 휴가 기간에 부성 출산휴가 18일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출산 휴가 기간이 끝나면 부모 중 한 사람이 직후 6개월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육아 휴직 기간에는 임금의 60~70%만 지급 받는다. 100%를 받지 못하다 보니 여성이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 많다. 핀란드 역시 남성의 급여가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남성의 급여가 높은 것은 남성이 임금이 높은 과학기술·기계산업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 직종 내 남녀 간 임금 격차는 크지 않은 편이다.
핀란드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혁안을 통해 남성의 의무 휴직 기간을 4개월로 늘리고, 육아휴직 기간 임금을 80%까지 지급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가족육아휴직제는 지난달 4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단 코이불라악소(Dan Koivulaakso) 핀란드 교육부 차관은 “정부는 직장과 가정의 삶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좀 더 강력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남성의 육아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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