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3명 중 2명 “결혼하려면 월 300만 원 이상 벌어야”

입력 2022-10-04 05:00 수정 2023-03-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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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발자국을 늘려라] 3040 남녀 결혼ㆍ출산 인식 조사

30·40 미혼남녀 5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자산은 비정규직일 때 필요수준 인식 커

30·40대 미혼 남녀 3명 중 2명은 결혼을 위한 최저 소득수준으로 월 300만 원 이상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30·40대 미혼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결혼을 위한 월 최저 소득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7.6%는 월 3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소득구간별로 ‘상관없다’는 답변은 5.8%에 불과했으며, ‘200만 원 미만’은 4.8%,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은 21.8%, ‘300만 원 이상 400만 원 미만’은 30.8%, ‘4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은 19.6%, ‘500만 원 이상 600만 원 미만’은 9.6%, ‘600만 원 이상’은 7.6%였다.

해당 인식조사는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구조화한 설문지를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웹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P)다.

인식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체로 본인의 실제 소득보다 결혼의 조건으로 여기는 소득수준을 높게 잡았다. 응답자의 67.6%는 결혼을 위한 최저 소득수준을 300만 원 이상으로 인식했지만, 실제 소득이 300만 원 이상인 응답자는 46.6%에 불과했다. 실제 소득별로 소득이 없는 응답자는 75.0%, 200만 원 미만은 65.0%,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은 57.3%가 실제 소득보다 높은 ‘소득 커트라인’을 설정했다. 성별로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교육수준별로는 학력이 높아질수록 결혼을 위한 소득수준을 더 높게 인식했다. 남자는 응답자의 40.4%가 ‘400만 원 이상’을 꼽았다.

▲3040 남녀 결혼ㆍ출산 인식 조사. 이투데이/리얼미터 공동 (이투데이)
▲3040 남녀 결혼ㆍ출산 인식 조사. 이투데이/리얼미터 공동 (이투데이)

응답자들은 소득뿐 아니라 결혼에 필요한 최저 자산수준도 높게 인식했다. 남성은 52.8%가, 여성은 45.2%가 결혼을 위한 최저 자산수준을 2억 원 이상으로 답했다.

그런데 응답자 특성별 자산수준 인식은 소득수준 인식과 상이했다. 필요 소득수준 인식은 정규직일 때, 사회적 계층의식이 높을 때 높아졌다. 반면, 필요 자산수준 인식은 비정규직일 때, 사회적 계층의식이 낮을 때 높아졌다. 종사상 지위별로 최저 자산수준을 3억 원 이상으로 답한 비율은 정규직이 34.9%, 자영업·사업은 23.5%, 기타는 33.8%였으나, 비정규직은 37.7%에 달했다.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계층의식별로는 ‘최하위층’의 47.1%가 결혼을 위해 최저 3억 원 이상의 자산이 필요하다고 봤다.

결혼을 위한 필요 소득·자산수준에 대한 인식은 남자의 결혼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투데이는 여론조사 로데이터를 토대로 연령, 출신지·거주지 일치 여부, 교육수준, 부모 교육수준, 월소득, 총자산, 계층의식, 부모에 대한 사회적 계층의식 등 ‘개인 요인’과 자녀에 대한 견해, 저출산 문제의식, 저출산 정책에 대한 평가 등 ‘태도 요인’, 또래집단 내 기혼자 비중, 결혼·출산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매개, 본인이 접한 사람·매개의 결혼·출산에 대한 견해 등 ‘환경 요인(이상 독립변수)’이 결혼에 대한 태도(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유의확률 < 0.05)에서 남자는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소득·자산수준이 높을수록 결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필요 소득·자산수준 인식은 소득·자산과 사회적 계층의식, 부모의 사회적 계층의식의 영향을 받았다. 실제 소득·자산이 많을수록 필요 소득·자산수준을 높게 인식했다.

본인·부모의 사회적 계층의식은 필요 소득·자산수준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쳤다. 본인의 계층의식이 높아지면 결혼에 필요하다고 여기는 소득·자산도 높아졌으나, 부모의 사회적 계층의식이 높아지면 결혼에 필요하다고 여기는 소득·자산이 높아졌다. 이는 결혼할 때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필요한 결혼비용을 본인이 모두 조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여성의 경우, 필요 소득·자산수준 인식은 결혼관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연령이 높아질수록, 또래집단 내 기혼자가 적을수록, 결혼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부정적일수록 결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는 결혼·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이 또래집단에서 이탈한 결과로 보인다. 미혼인 여성은 미혼이 주류인 또래집단에 남으면서 집단 내에서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매개로는 응답자의 51.4%만 ‘스스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부모·형제나 가까운 친척의 조언, 친구·직장동료 등 지인의 조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 언론·방송매체, 기타 인물이나 매개의 영향으로 인식이 형성됐다. 응답자의 47.2%는 주변에 결혼한 친구가 결혼하지 않은 친구보다 많았으며, 41.4%는 주변으로부터 듣는 결혼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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