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다. 국민의힘은 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정 부의장과 통화하고 세 번이나 방에 찾아가 설득했다”며 “당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의원들 신임을 받아 부의장까지 하는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좀 도와주셔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 계속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년 동안 끊었던 담배도 피웠다”면서 “처음에 완강하게 거절하다가 조금 전에 3번째 찾아갔더니 마지막에 승낙했다”고 전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당을 하루속히 안정화시키겠다”고 말했다.그는 비대위원장직 수락 이유에 대해 “활주로에 머물러 있는 윤석열 정부를 이륙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집권여당의 책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이 저에게 오늘 주어진 대의요, 애국”이라고 부연했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정 부의장은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계속되는 분열과 갈등을 이어가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 전 대표와 최근에 통화한 적은 없다”면서도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며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부의장은 “당을 안정화시키고 정상화시켜서 새롭게 결집된 에너지의 엔진을 충전하기 위해 저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며 “제가 계파에 치우친 정치인도 아니었고 늘 통합 정신을 앞세워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제가 누구와도 대화하는 데 장애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 선출 계획에 대해 정 부의장은 “8일 오후 비대위 출범(예정)이라니까 서둘러야 한다”며 “지금 들어가서 고민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권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이달 안에 새 원내대표가 선출 될 것”이라고 사실상 퇴진을 공식화했다.
‘친윤’ 그룹 좌장으로 알려진 정 부의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냈다. 5선을 거치며 국회와 당내 사정에 밝고 국정 경험까지 겸비한 것이 강점으로 꼽히는 정 부의장은 당내 대표적인 온건 개혁파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당초 민주당 출신 호남 중진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박 전 부의장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대안으로 원외 인사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검토했으나 이 역시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하지 않자 정 부의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