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상반기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이 모두 약세를 보인 가운데 ESG 펀드는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내며 하방압력에 강한 면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SG 투자전략이 고도화되면서 국내 ESG 펀드 시장의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2022년 상반기 국내 ESG 펀드 동향을 분석한 'ESG펀드 보고서'를 6일 발간하고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ESG 펀드는 투자설명서 상 투자전략에 ESG 및 지속가능경영 관점을 고려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수익률 측면에서 ESG 펀드는 2021년 하반기에 이어 하락장세 속에서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며 하방충격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ESG 펀드의 수익률은 -19.07%로, 코스피 대비 3.00%p, 코스피200 대비 3.50%p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채권형 ESG 펀드 수익률은 KIS 종합채권지수 대비 5.16%p 높은 -1.11%를 나타냈다.
ESG 투자 전략별로 살펴봤을 때 ESG 테마투자(Thematic) 전략과 주주관여 (Engagement) 전략을 사용하는 ESG 펀드로 순유입세가 지속되었다. 특히 친환경 테마가 더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였고, 재무성과와 ESG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ESG 통합(Integration) 전략에 스크리닝(Screening) 전략을 결합하는 펀드가 증가하는 등 국내 ESG 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전략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ESG 펀드 순자산은 2조4650억 달러로 전반기 대비 11.2%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펀드 순자산 감소율(19.3%)에 비해 그 폭이 적었다. 자금흐름은 1분기 966억 달러, 2분기 326억 달러가 글로벌 ESG 펀드로 각각 순유입되며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가 급등 영향으로 무기, 화석연료 등 ESG 투자에서 배제되거나 비중이 축소되는 산업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상반기 유틸리티, 에너지, 산업재 섹터에 속한 중·소형주의 약진으로 ESG 펀드 중에서도 친환경 기술 관련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환경 테마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액티브 ESG 펀드 중에서는 가치주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 펀드의 공시 투명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고 ESG 투자전략이 점차 고도화되는 등 ESG 펀드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곡점이 되면서 ESG 회의론이 제기됐지만 ESG 투자의 장기적 성격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ESG 펀드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