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철강업계 근로자들은 연휴를 반납하고 조업에 나설 전망이다. 1년 365일 단 하루도 불이 꺼져서는 안 되는 곳이 제철소다.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철을 생산하기 위해 고로가 가동되는 한 조업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과 광양제철소는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 각 제철소 현장에서는 설비 가동을 위해 협력사를 포함해 약 1만2000여 명의 직원들이 연휴를 반납하고 조업에 나선다.
현장에는 설비 가동을 위한 교대 인원으로 포항제철소 3500명, 광양제철소 3100명, 총 66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추석에도 생산공정에서 4조2교대 근무조로 일한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도 쉬지 않고 4조3교대로 근무한다. 제철소는 용광로, 제강공정, 열연공정, 냉연공정, 압연공정까지 모든 생산설비가 연결돼 있어 전 부서가 근무 시스템을 이어가야 한다.
이같이 근로자들이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는 이유는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부터 제강, 연주, 열연, 냉연, 도금까지 차례대로 이뤄지는 조업 공정이 어느 한군데서도 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상 추석뿐만 아니라 설 명절 연휴를 포함한 1년 365일, 24시간, 제철소는 상시 가동돼야 한다.
철광석은 고로에서 녹아 쇳물이 된다. 쇳물은 다음 공정에서 불순물을 걸러낸 뒤 큼지막한 직육면체 형태로 만들어지고, 각기 다른 공장들로 보내져 다양한 철강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를 일관제철 공정이라고 한다. 쇳물부터 최종 철강 제품이 나올 때까지 쉴 새 없이 흘러가야 한다. 고로 또는 제철소 전체가 모두 24시간 365일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고로에 불이 꺼지면 고로 자체가 거대한 철 덩어리로 굳어지기 때문에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합니다. 새로 짓는 데 최소 5000억~1조 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또다시 만드는 데도 5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특히 고로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제철소는 쉴 새 없이 흘러가는 공정인데, 용광로 이후 쇳물을 사용하는 공장들이 모두 마비돼 버리기 때문에 용광로가 멈춘다는 건 제철소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얘기와 같다.
반면 동국제강의 근로자들은 추석 연휴에 쉴 수 있다. 동국제강은 다른 철강업계와 달리 전기로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어 수익성 위주로 설비를 가동·휴동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전기로를 기반으로 쇳물을 뽑아내기 때문에, 가동 및 휴동이 자유로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