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든 제약ㆍ바이오 업종…다음 달 ESMO ‘반등 계기’ 될까

입력 2022-08-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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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종양학회(ESMO) 홈페이지 캡쳐.
▲유럽종양학회(ESMO) 홈페이지 캡쳐.

다음 달 유럽종양학회(ESMO)를 앞두고 제약ㆍ바이오 업종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약ㆍ바이오 섹터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저조했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4.96% 하락했고 의료정밀지수는 13.68% 급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 역시 최근 한 달간 7.97%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0.34%), 코스닥(-2.31%) 지수보다 낙폭이 컸다. 이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특성에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가 맞물려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9월 ESMO에 참가하는 일부 제약ㆍ바이오 상장사들은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에이치엘비(HLB)는 전날 기준 한 달 동안 주가가 8.58% 올랐다. 엔케이맥스(3.13%), 에이비온(3.40%)도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ESMO에 에이치엘비, 에이비엘바이오, 엔케이맥스, 에이비온, 네오이뮨텍, 루닛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ESMO는 유럽 최대 규모의 종양학회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 관련 학회로 꼽힌다. 내달 9일에서 1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다.

국내 참가 제약 기업 중 시장의 관심이 가장 쏠린 곳은 에이치엘비이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를 ESMO에서 구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될 세부 데이터가 경쟁 약물 로슈의 '티쎈트릭+아바스틴'의 결과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혈액암 치료제 ‘ABL602’의 비임상 데이터를 구두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동물 실험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ESMO에 선정된 것은 ABL602가 유일하다는 점을 들어 데이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드존슨에서 개발한 이중항체보다 우수한 효능이 기대된다는 점과 높은 생산력과 낮은 부작용이 기대된다는 점 때문에 선정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케이맥스는 육종암 말기 환자 8명을 대상으로 한 ‘SNK01’투여 결과를 ESMO에서 발표한다. 네오이뮨텍은 고형암 치료제 ‘NIT110’의 미국 임상 2a상 세부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에이비온은 포스터를 통해 유방암에서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치료제의 확장가능성을 보여주는 임상결과 등을 공개하고, 루닛은 인공지능(AI) 바이오마커와 병리 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Lunit SCOPE)’에 대한 연구 초록을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ESMO 등 해외 학회 발표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라이센스 아웃(L/O) 계약을 위한 준비 단계로 평가되기도 한다. 긍정적인 결과가 공개된다면 기술이전, 신약 승인 신청 등으로 이어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ESMO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약ㆍ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글로벌 학회 이슈 하나로 섹터 전반의 투자가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SMO에서) HLB를 제외하고는 전임상이나 임상 1상과 같은 초기 단계 결과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 투자가 확대되기는 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 발표 이후에도 투자 위축 심리가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ESMO 참가 여부뿐만 아니라 구두로 발표했는지, 발표된 데이터가 좋은지를 따져야 한다”며 “이후 실제 상업화가 진행돼야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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