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랠리 잔치는 끝났다...하락장 베팅 늘어나는 미국 증시

입력 2022-08-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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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공매도 포지션 2020년 6월 고점 수준 육박
미국 주식형펀드 지난주부터 순유출세로 전환
“내달 FOMC 전후로 S&P500지수 6월 저점 수준 떨어질 수도”

미국 증시가 올해 여름 시즌 상승세를 뒤로하고 당장 내달 올해 상반기의 변동장세를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 년 중 9월이 가장 성과가 저조했던 데다가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6월 16일 저점 대비 11% 상승하며 이른바 ‘서머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15%를 기록 중이다.

올해 ‘서머 랠리’의 원동력은 시장의 기대 심리였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둔화한 것으로 집계되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겠다며 시장에 퍼진 ‘긴축 속도조절론’에 분명하게 선을 긋자 시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WSJ는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세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으며 이는 올해 상반기 변동장세로의 복귀를 예고하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 조사업체 레피티니브에 따르면 8월 초·중순 잠시 순유입세를 보였던 미국 주식형 펀드는 지난주 다시 순유출세로 돌아서 12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7월 초 기업들의 올해 순이익이 1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달 약 8% 증가로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헤지펀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23일 기준 헤지펀드들의 S&P500지수 선물 계약에서 공매도 포지션이 26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2020년 6월 기록한 최고치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 포지션은 시장의 약세 전망을 뜻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9월은 일반적으로 주식이 하락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도 내달 주식시장 약세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CFRA에 따르면 1945년 이후 S&P500지수는 9월 평균 0.6% 하락을 기록해 다른 달에 비해 가장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펀드매니저들이 3분기 말에 실적이 저조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 포지션을 정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나티시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잭 재너시윅츠는 S&P500지수가 9월 한 달 10%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FRA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가 열리는 내달 20~21일 전후로 S&P500지수가 6월 저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내달 FOMC에서 금리가 인상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오르게 되면서 소비 지출과 주택시장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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