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종묘의 주가가 4500원을 전후로 한 박스권에 갇혀 좀체 반등의 실마리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오너 일가의 지분 승계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 주가 반등 요소도 제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추가적인 증여가 더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종묘는 류경오 대표가 앞서 10일 류재환 이사에게 갖고 있던 주식 중 62만9500주(5.66%)를 증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류 이사의 보유 지분율은 1.54%에서 7.19%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아시아종묘는 종자 산업 전문 업체로 2018년 2월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244억 원에 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9월 결산법인으로 19기(2021년 10월 1일~2022년 9월 30일) 실적 종료를 앞두고 있다.
류 대표가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이며 이번 증여로 보유 지분은 20.93%로 낮아졌다. 류 이사는 류 대표의 장남이며 올해 들어 이사 승진을 비롯해 지분 승계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증여 이전 지분 1.54% 중 1.51%포인트 역시 2월 이뤄진 증여를 통해 지분 이동이 이뤄졌다. 당시와 이번 증여를 더하면 금액으로는 37억2054만 원에 달한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증여가 이뤄진 시점이다. 2월 중순은 아시아종묘 주가가 수년 내 최저점 수준을 찍고 소폭 회복하던 시기다. 또 증여 규모가 대폭 커진 최근 시점은 앞서보다 주가가 더 낮다. 아시아종묘는 5월 반기보고서 의견거절로 관리종목 지정 및 주가 급락을 겪었으며 8월 수정된 보고서를 다시 제출하며 관리종목에서 벗어났지만, 주가는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고 4500원 전후로 등락하고 있다.
통상 하락장은 주식 증여의 적기로 평가된다. 납부해야 할 증여세 규모가 줄어서다. 증여세는 증여일을 기준으로 앞뒤 2개월간,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액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주가가 내려갈수록 증여 재산가액이 감소해 증여세가 적어지는 구조다. 아시아종묘의 최근 증여를 예로 들면, 증여일 앞뒤 4개월간 종가 평균액이 주가 하락으로 인해 증여가액 28억여 원보다 낮아지면 증여세도 감소한다.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점도 증여가 대폭 늘어난 배경으로 보인다. 아시아종묘는 3분기(6월 말) 누적 연결 매출이 17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줄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2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26억 원의 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과거 4분기 수익성을 고려하면 큰 폭의 적자 감소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진다.
손익계산서로 보면 매출은 줄어든 반면 매출원가는 되레 올랐다. 매출원가율로 보면 작년에는 47.0%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59.5%로 상승했다. 종자 산업의 원재료인 나종자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과정에서 달러화로 결제가 진행됨에 따라 환율 영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판관비는 91억 원으로 작년 74억 원 대비 17억 원 넘게 증가했다. 급여와 대손상각비 발생에 따른 증가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