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코스피, 코스닥)에서 지난 1년간 가장 벌점을 많이 받은 종목은 연이비앤티와 스마트솔루션즈(구 에디슨EV)으로 무려 30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벌점이 10점을 넘는 종목 중에서 거래 중인 것도 4곳이 있었다.
29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에 따르면 현재 벌점 10점이 넘는 종목은 연이비앤티(34.5점), 스마트솔루션즈(32.0점), 휴먼엔(14.0점), 정원엔시스(14.0), 남양유업(11.0점), 멜파스(10.5점), 디와이디(10점), 엘아이에스 총 8개 종목이다.
연이비앤티와 스마트솔루션즈는 타법인 출자 철회와 유상증자ㆍCB발행 취소 등 때문에 30점이 넘는 벌점을 받았다. 연이비앤티는 횡령ㆍ배임 혐의가 발생했고, 스마트솔루션즈는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벌점 고득점 종목 중 현재 주식거래가 되는 곳은 정원엔시스, 남양유업, 디와이디 등 3종목이다. 나머지 연이비앤티와 스마트솔루션즈, 휴먼엔, 멜파스, 엘아이에스는 현재 외부 감사의견 비적정 등을 이유로 거래정지 중이다.
현행 규정상 1년간 누적 벌점이 15점을 넘어서면 코스피 종목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코스닥 종목은 실질심사 사유가 될 수 있다.
정원엔시스는 최대주주가 차명주식을 인정한 여파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4차례에 걸친 최대주주 변경 공시에 대한 '미이행'을 이유로 이 회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김모 전 대표는 지난 4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재판 과정에서 김 전 대표는 의결권을 온전히 행사할 목적으로 자신의 지분을 차명으로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철회와 관련 소송 사실을 지연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과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 간의 경영권 매각 관련 분쟁이 회사에 악영향을 끼친 셈이다. 다만 벌점 부과일이 지난해 10월 7일이라 만 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벌점은 최근 1년간만 집계되기 때문에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상 리스크는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와이디는 지난해 9월 대표이사 구속기소 사실에 대한 공시를 지연했다는 이유와 타법인 취득 결정을 철회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지정일은 지난해 9월 15일이다.
거래소가 상장사에 10점 이상의 대규모 벌점을 부과한 사례를 살펴보면 최대주주 변경, 타법인 지분 인수 등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었을 경우다.
거래정지 종목의 경우 벌점 부과가 큰 의미는 없지만,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될 수 있는 만큼 거래재개 문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대규모 벌점을 부여하는 것은 그만큼 위중한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신뢰와 관련된 사항인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