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후 격리·마스크 착용 조치는 유지
미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권고했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등의 규제 조치를 없애기로 했다. 백신이나 치료법 등 대응 수단이 늘어남에 따라 예방 조치를 완화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관련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시행해왔던 '6피트(1.82m) 거리두기'를 더는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CNN은 미국 전체 인구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이나 감염 등으로 최소한의 면역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CDC는 또한 접촉자 추적은 병원이나 요양원 등 고위험 집단으로 제한하고, 고위험 집단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정기적인 테스트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밀접접촉으로 코로나19에 노출된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그레타 마세티 CDC 현장 역학 예방과 과장은 "현재 대유행 상황은 2년 전과는 매우 다르다"며 "백신 접종과 감염에 따른 높은 수준의 면역으로,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에 걸리지 않도록 중점을 둘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교에서는 서로 다른 교실에 있는 학생들끼리 섞이지 말라는 권고가 없어지고, 확진자와 접촉한 학생이 교실에 있기 위해 정기 테스트를 받도록 한 이른바 '테스트투스테이(test-to-stay)'도 사라졌다.
다만, CDC는 코로나19 감염 후 격리 조치 등 일부 조치는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있거나 밀접 접촉자는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확진 판정을 받았으면 최소 5일간 집에 머물고 10일간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증상이 심하면 10일간 격리하고, 면역체계가 손상됐을 경우 격리 해제를 의사와 상의하도록 했다. 격리 기간이 끝났다고 하더라도 증상이 악화하면 다시 격리 후 의사 진찰을 받아야 한다.
CDC의 가이드라인은 법적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다. 그동안 각 주와 시, 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의 조치를 해왔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거나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넨버그 공공정책센터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왔다고 응답한 사람의 수가 41%로 지난 6개월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