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침체에 ‘미분양 날라’ 건설사 파격 마케팅

입력 2022-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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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2-08-1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외제차·명품백 사은품 내걸어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
"최대 15%" 할인 분양까지 등장
기존 수분양자와의 갈등 우려도

▲분양만 하면 완판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청약시장 열기가 시들하다. 수도권의 한 견본주택 내부 전경. (이동욱 기자 toto@)
▲분양만 하면 완판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청약시장 열기가 시들하다. 수도권의 한 견본주택 내부 전경. (이동욱 기자 toto@)

분양만 하면 완판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청약시장 열기가 시들하다. ‘로또 청약’으로 통하던 수도권에서 미분양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줍줍(무순위 청약)’에서도 잔여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는 단지가 여럿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외제 차, 명품 가방 등 고가 사은품과 금융 혜택을 내걸며 수요자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혹한기 맞은 청약시장…옥석 가리기 본격화

1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공공·민간 사전청약 아파트는 제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0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8.2대 1)보다 낮은 경쟁률이다. 최저 당첨 가점(만점 84점)은 24.1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8점)보다 하락했다.

수도권은 같은 기간 평균 청약 경쟁률이 30.0대 1에서 13.1대 1로, 최저 당첨 가점은 41점에서 29.5점으로 떨어졌다. 서울만 놓고 보면 29.4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7대 1) 경쟁률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저 당첨 가점은 61.1점에서 44.5점으로 16.6점 낮아졌다.

당첨만 되면 수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어 이른바 로또로 불리던 청약시장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얼어붙고 있다. 금리 인상과 함께 기본형 건축비,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 열기도 식어가고 있다.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외제 차에 명품까지…수천만 원 상당 경품 등장

청약시장이 경색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견본주택에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사은품이 등장하고 있다.

3일 청약을 받은 경기 하남시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BMW 미니 쿠퍼 5도어 클래식 차량을 내걸었다. 또 청약 접수 대상자 중 50명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한다. 화성시 송동에 들어서는 ‘동탄푸르지오 시티 웍스’는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벤츠 등 자동차, 가전제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들어서는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청약자를 대상으로 추첨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1등과 2등에게는 루이뷔통 핸드백을, 3등에게는 루이뷔통 지갑을 준다. 이 밖에 삼성 의류건조기, 무선청소기 등도 경품 목록에 올라왔다.

자금 마련이 어려운 수요자를 위한 금융 혜택도 눈길을 끈다. 대구 남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는 1차 계약금 1000만 원, 4~6회차 중도금 무이자 혜택(일부 가구)을 내걸었다. 이 단지 오피스텔도 1차 계약금 1000만 원 정액제를 아파트와 같이 적용하고 중도금 60%를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취득세도 일부 지원된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일부 타입을 대상으로 기존 분양가 대비 최대 15%의 할인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분양가보다 1억 원 이상 저렴하게 매수가 가능하다. 2주택자 이상인 수요자들에게는 취득세를 일부 지원한다.

문제는 이 같은 미분양 털어내기가 제값 주고 산 수분양자들에게 갈등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2014년 6월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의 한 아파트가 할인 분양을 진행하자 반발한 입주 예정자들이 집회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1명이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와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며 “할인 폭을 제한한다든지, 이미 분양받은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끔 정부가 지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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