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신이디피의 오너가 2세인 김민철 전무가 과거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콜옵션(매도청구권)을 적극 활용해 지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기 약정된 콜옵션 행사 수량을 꽉 채운 만큼 향후 영향력 제고는 기존처럼 장내에서 매수하거나 이번처럼 회사의 자본 확충 계기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전무는 지난달 29일 회사가 발행한 CB의 콜옵션을 행사, 5만9658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율은 3.42%에서 3.83%로 0.41%포인트 증가했다.
김 전무가 행사한 콜옵션은 상신이디피가 2019년 7월 발행한 2회차 CB 수량이다. 당시 회사는 시설 및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2024년 7월이 만기인 CB를 발행했다. 최초 전환가액은 1만476원이었으나 CB 발행 이듬해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 회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최저 조정한도인 8381원으로 리픽싱됐다.
김 전무가 콜옵션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해당 사채에는 발행 규모의 최대 30% 규모로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옵션이 설정됐다. 콜옵션 행사 대상자는 김일부 대표와 아들인 김 전무, 김 대표를 20년간 보좌한 국명호 전무이며, 이들이 지정하는 자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 조항에 따라 김 대표는 10억 원, 김 전무 15억 원, 국 전무가 5억 원 내에서 CB를 인수할 수 있다.
김 전무가 최초 콜옵션을 행사한 것은 CB 발행 이듬해인 2020년 11월로 당시에도 5억 원 규모로 행사 후 주식으로 전환했다. 이어 1년 뒤 두 번째 행사에 이어 이번까지 매년 5억 원씩 콜옵션 행사로 지분을 늘렸다. 세 차례의 콜옵션 행사로 김 전무 지분율은 2.71%에서 3.83%까지 올라갔다.
콜옵션 행사 대금은 최초 본인 소유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3억 원 외에 2억 원을 현금증여 받았고 이후로는 주식담보 대출과 자기자금으로 소화했다. 김 전무는 현재까지 9만8477주를 담보로 하나증권으로부터 10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와 함께 국 전무가 본인 설정 한도인 5억 원 규모로 콜옵션을 모두 행사했고 김 대표는 작년 11월 5억 원 규모로 행사했다. 이들 외에 김영란 이사가 3억 원 규모로 콜옵션을 행사해 주식 전환했는데, 김 대표 인수 물량 중 일부를 나눠 받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전무는 콜옵션 행사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평가차익도 얻고 있다. 상신이디피 주가는 코로나 급락 여파 이후 우상향해 현재는 1만8000원대까지 회복했다. CB 전환가액과 비교하면 당장 콜옵션 주식을 처분해도 100%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 최대주주 등의 지분이 25% 이상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경영권을 위협할만한 5% 이상 주주도 없어 향후 지분을 물려받을 때 증여세 재원으로도 활용하거나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계속 보유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