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수출실적 호조와 정제마진의 강세로 올해 2분기 분기 기준으로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 원을 돌파했다. 적자 폭이 커진 배터리 사업도 수익성을 개선해 올 4분기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8.9% 증가한 2조329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기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었던 지난 1분기(1조6490억 원)보다 41.2%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조9053억 원으로 76.9%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589.8% 늘어난 1조3385억 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코로나 엔데믹 이후 석유제품 수요증가로 정제이윤이 개선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설비운영 최적화 등이 손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라며 “무엇보다 올해 들어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매우 증가한 것이 실적개선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석유제품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해 반도체에 이어 상반기 주요 수출품목 2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6500만 배럴로 전년 대비 41.4% 증가했다. 석유사업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윤활유, 배터리, 배터리 소재 사업의 2분기 수출실적은(해외법인 매출액 포함)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석유사업이 이번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석유사업은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전 분기 대비 7224억 원 증가한 2조229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설비운영 최적화와 트레이딩 손익확대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고유황 연료유(FO)와 저유황 FO 간 스프레드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020년 신설한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마진을 확보했다.
화학사업은 전 분기 대비 448억 원 증가한 7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영향 및 고정비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수급 상황이 타이트한 파라자일렌 등 아로마틱 계열 중심으로 제품 스프레드가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윤활유사업은 기유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윤활유 판가 상승 및 재고 관련 손익 효과 등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436억 원 증가한 2552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 물량 감소와 광구 운영비 및 일부 판관비 증가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320억 원 감소한 16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일부 판매물량 감소에도 불구, 신규 공장 가동 및 판매단가 상승 등으로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281억 원 증가한 1조2880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판매물량 감소 및 유럽지역 동력비 증가 등으로 인해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영업손익은 3266억 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 1공장, 헝가리 2공장 등 신규 공장의 가동이 안정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4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자신했다.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열린 ‘2022년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진선미 SK온 기획실장은 “상반기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지속되고 원자재 가격과 동력비 상승 영향으로 일부 손실이 증가했다”라면서 “하반기에는 경영환경이 다소 우호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하반기에는 2022년 초 신규 가동된 설비들이 안정적으로 램프 업이 될 것 같고 원재료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OEM과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한 판가 조정 협의가 진행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하반기 예상치 못한 경영환경의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수익 개선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터리 사업의 매출 역시 큰 폭으로 늘면서 올해 7조 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진선미 SKO 기획실장은 “2017년 이후 매년 2배 이상 매출 성장세를 기록 중이며 2022년 매출 규모는 7조 원 중반대 혹은 그 이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는 신규 가동되는 프로그램들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반도체 관련된 이슈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상반기 대비 매출 볼륨이 굉장히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