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사업모델 불확실성에 투자자들 ‘손절’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핀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약 1560억 달러 쪼그라들었다. 개별 주식의 최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4600억 달러(약 604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증시 전체가 타격을 입긴 했지만 핀테크 주가 급락세는 특히 두드러졌다. 핀테크 기업 주가는 올해 평균 50% 이상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9% 하락한 것에 비하면 성적이 훨씬 부진했던 셈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핀테크는 대표적 성장주로 꼽혔다. 돈이 몰려들면서 기업들도 우후죽순 늘어났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이후 미국에서 약 30개 이상의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팬데믹 여파로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가 붙은 데다가 당국의 현금 살포로 증시가 붐을 이룬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하며 공격적 긴축에 돌입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금리인상으로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핀테크의 불안한 사업 모델도 시장의 관심을 시들하게 만들었다.
온라인 대출업체 업스타트는 지난주 경제 상황을 이유로 2분기 실적 전망을 낮췄다. 지난해 같은 분기 연간 매출 증가가 1000% 이상에 달했던 것과 대조된다. 업스타트는 핀테크 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과 블록(구 스퀘어)같은 탄탄한 기업들도 올해 시총이 약 3000억 달러 증발한 상태다.
댄 돌레브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핀테크는 팬데믹 시기 모든 사람이 집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기술 부문”이라며 “이제 다른 부문보다 더 크게 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