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69%↓ '역대 최저'
중개사 "소득 70~80% 뚝" 울상
아파트 매매시장에 극심한 거래절벽이 지속되면서 공인중개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주 수입원을 잃었기 때문이다. 집값 하락과 금리 인상 등 매수세 회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인해 거래절벽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7917가구로 집계됐다. 월평균 1583가구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159가구가 매매되며 월평균 5031건의 계약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68.5% 감소했다. 부동산원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종전 최저치는 2019년 기록한 1만1227가구‧월평균 2245가구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큰 폭의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매수세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자 수요자들 사이에서 ‘집값 고점 인식’이 퍼져 매수세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1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98.6으로 떨어진 이후 7개월째 100을 밑돌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공인중개사들은 주 수입원을 잃어 소득이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 상한 요율까지 낮추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월평균 1건의 매매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월세 거래로 발생하는 수입마저 적어진 것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H공인 관계자는 “통계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 아파트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강북구 전체로 봐도 거래된 아파트가 거의 없다 보니 한 달에 한 건도 중개하지 못한 중개업소들이 많다”며 “소득 측면에서는 70~80% 이상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확대하는 등의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정치권도 가계대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집값 하락국면이 길어지는 만큼, 수요자들이 다시 아파트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 금리인상, 집값 고점인식 확대 등이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위축시켰다”며 “경기‧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매수세는 앞으로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정책 수혜계층인 청년이나 신혼부부들 중 실수요자 위주로 일부 매수에 나설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매수세 회복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